미국 지역 은행에 대한 불안이 되살아난 가운데, 월가에서 '리틀 버핏'이라고 불리는 유명 헤지펀드 설립자 빌 애크먼(Bill Ackman)은 미국 지역 은행을 살리기 위해 시스템 차원의 예금 보장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7일(현지시간)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퍼싱 스퀘어 캐피털 매니지먼트(Pershing Square Capital Management)의 최고경영자이자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빌 애크먼은 미국 정부가 위기에 빠진 은행 시스템을 고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이같이 제언했다.
그는 "빠른 금리인상에 자산 가치가 훼손되고 예금이 빠져나가는 등 지역 은행이 위기에 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예금 보장 제도를 업데이트하고 확장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애크먼은 신규 보장 제도를 마련하는 동안 일시적으로 예금을 완전히 보장해줬다면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붕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 은행의 연쇄 붕괴에 엄청난 시스템적, 경제적인 비용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빌 애크먼은 "은행업은 신뢰 게임"이라면서 "현재로선 어떤 지역 은행도 주가 급락이 뒤따르는 부정적인 소식이나 부정적인 데이터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로써 글로벌 금융 시스템 상 중요한 은행(G-SIB)들이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서 "대형 은행의 비보장 예금에 대해서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이 공정해질 때까지 지역 은행은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빌 애크먼은 "금융 기관에 대한 신뢰는 수십 년에 걸쳐 구축되고 며칠 만에 무너진다"면서 "은행이 하나씩 쓰러질 때마다 그 다음 약한 은행이 흔들리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이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불필요한 은행의 실패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 전반에 걸친 예금 보장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당국은 지난 3월 12일 유동성 위기에 놓인 실리콘밸리 은행과 뉴욕 시그니처 은행을 폐쇄하고 예금자를 안심시키 위해 전액 보장을 약속했다.
이후 은행권 안정화를 위해 당국이 일시적으로 예금 전액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정부의 즉각적인 조치로 급한 위기를 벗어났었고,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던 만큼 실제 실행되지는 않았었다.
한편, 한 차례 위기를 모면한 퍼스트 리퍼블릭이 결국 문을 닫게 되면서 은행 불안감이 되살아나고 있다. JP모건이 은행을 인수한 이후에도 관련주가 폭락하며 은행권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지역 은행 팩웨스트 뱅코프는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50% 폭락하기도 했다.
4월 공개된 미국 연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722개 은행이 자본금 절반을 초과하는 미실현 손실을, 이중 31개는 부정적인 유형 자본 수준을 보고했다.
해당 자료를 만든 연준 감독규제부는 "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가치 손실이 큰 은행의 재무 및 리스크 관리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