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은행의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인수가 금융 위기를 막아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린 가운데, 5월 비트코인은 하락 출발했다.
토큰포스트마켓에 따르면 2일 오전 9시 40분 기준 비트코인은 4.35% 하락한 2만8033 달러, 이더리움은 2.70% 하락한 1831.85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붕괴는 실리콘밸리은행, 시그니처은행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 미국 은행 파산이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로, 미국 역사에서 더 큰 파산은 금융 위기 당시 워싱턴 뮤추얼이 유일하다.
두 중견 은행이 무너진 지난 3월 당시 퍼스트 리퍼블릭 역시 위기를 맞은 은행 중 하나였다. 미 당국은 JP모건과 다수의 대형 은행이 은행에 30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하도록 조치해 은행 붕괴를 가까스로 막아냈다.
하지만 지난주 퍼스트 리퍼블릭은 1분기실적을 발표하며 시장을 다시 충격에 빠뜨렸다. 은행은 3월 당시 1000억 달러의 예금이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주가는 50% 이상 급락했다.
이에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금융보호혁신부(DFPI)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을 폐쇄하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지정했다. 곧이어 FDIC는 JP모건이 은행 모든 예금과 자산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JP모건체이스는 퍼스트 리퍼블릭 예금과 자산을 대부분 취득할 예정이다. 예금은 920억 달러(한화 약 123조원), 대출 및 기타 증권은 2030억 달러(한화 약 272조원) 상당이다. 은행 84개 지점이 JP모건체이스 지점으로 운영된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JP모건과 다른 은행에 인수를 권했고, 우리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인수는 은행 시스템을 안정시켰다"면서 "다른 작은 지역 은행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퍼스트 리퍼블릭 인수를 통해 은행 위기는 거의 해결됐다"고 말했다.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다른 중형 은행들도 대부분 안정적인 예금과 양호한 수익 수준을 유지했다고도 밝혔다.
다이먼 CEO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붕괴로 인해 미국 경기 침체 확률이 커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은행 시스템은 매우 건전하다"며 "현재 은행 상황이 2008년 금융 위기 당시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JP모건은 퍼스트 리퍼블릭 인수를 통해 연간 순이익이 5억 달러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향후 18개월 동안 운영 통합에 20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투자사 오안다(Oanda) 수석 시장 분석가 에드워드 모야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붕괴에 대한 신속한 대응은 은행권이 이러한 유형의 위기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월가가 더 광범위한 은행 리스크를 제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은행 시스템이 다음 은행 위기가 발생할 때 대처할 수 있는 플레이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암호화폐을 다소 위축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 문제가 불거진 지난주 반등했던 비트코인은 하락하고 있다. 높은 물가상승률과 이번주 예정된 금리인상 결정도 시장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알렉스 손(Alex Thorn) 갤럭시 연구 책임자는 "은행 위기 내러티브가 계속해서 비트코인에 호재가 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며 "시장은 전반적으로 뚜렷한, 긍정적인 단기 촉매제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올 들어 현재까지 68.92% 상승하며 지난달 2년 만에 처음 4개월 연속 월간 플러스 기록을 이어갔다. 하지만 3만~3만1000 달러 사이에 강한 저항선이 형성되면서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