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과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 등 대형 은행이 파산 위기에 몰린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28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JP모건과 PNC 등은 미국 연방정부의 퍼스트리퍼블릭 압류로 진행될 인수 절차에 참여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압류 및 매각 절차는 이르면 29일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언론들이 이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퍼스트리퍼블릭을 관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한 데 이어 은행들의 입찰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압류 및 매각 절차가 퍼스트리퍼블릭의 '믿지 못할 붕괴'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 시가총액은 지난달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뒤 지역은행들을 둘러싼 위기감 확산 속에 한 달만에 97% 감소했다.
예금이 40% 넘게 줄어들었다는 내용이 담긴 1분기 실적보고서가 지난 24일 공개된 뒤에 도산 우려가 빠르게 확산됐고, 이튿날 주가는 50% 폭락했다.
이날 FDIC가 퍼스트리퍼블릭 파산관재인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CNBC 보도까지 나오면서 이날 주가는 또다시 40% 이상 떨어졌다.
지난달 JP모건을 비롯한 은행 11곳이 퍼스트리퍼블릭에 300억 달러(한화 약 40조원)를 지원했지만 상황은 더 악화됐다.
같은 달 현지 매체는 퍼스트리퍼블릭이 매각 또는 외부 자본투입을 고려하고 있으며 관련해 투자은행의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SVB 파산 이후 다음 타자가 될 은행의 위기를 보여주는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앞서, 스타트업에 자금을 조달해온 SVB가 뱅크런(예금인출 쇄도)에 시달리다가 파산했고, 뉴욕 시그너처 뱅크도 그 여파로 무너졌다.
미국 재무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FDIC는 연쇄파산을 막기 위해 예금보호, 유동성 지원 등 대책을 마련하고 추가 위기 상황 가능성을 빠른 속도로 수습했다.
그럼에도 현지에서는 안심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은행 위기가 도미노처럼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를 느낀 지역은행의 고객들이 예금을 인출해 대형은행으로 옮기는 등 미국 은행 위기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한편, 백악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퍼스트리퍼블릭의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즉각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