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미국 지역 은행 세 곳이 파산한 가운데 또 다른 지역 은행 '팩웨스트 뱅코프(PacWest Bancorp)'에서 위기 신호가 감지됐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관계자를 인용해, 팩웨스트 뱅코프가 매각을 포함한 여러 전략적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팩웨스트가 투자 자문가와 작업 중"이라면서 "은행 해체나 자금 조달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이 매각 옵션에 열려 있지만 공식적인 경매 절차를 시작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은행 전체에 관심을 가진 잠재 구매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전면적인 매각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팩웨스트 뱅코프 주식은 뉴욕 증시 마감 직후 58% 급락했다.
팩웨스트는 캘리포니아 지역 등에 약 70개 지점을 운영 중이며 자산 규모는 약 440억 달러(한화 약 58조원)에 달한다. 퍼시픽 웨스턴 은행(Pacific Western Bank)과 상업 대출, 소비자 대출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팩웨스트는 지난 3월 은행권 사태에서 위험 은행 중 하나로 거론됐다가 살아남은 곳이다.
당시 은행들은 늘어나는 인출을 감당하기 위해 저금리 시기에 매입했던 채권을 손실 상태로 매각하는 등 위태로운 모습을 드러냈다. 은행 안전성에 대한 불신은 뱅크런으로 이어졌고, 결국 은행들은 폐업 수순을 밟았다. 현재까지 실리콘밸리 은행, 시그니처 은행,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세 곳이 파산했다.
이번 분기 실적 발표에서 팩웨스트는 "예금이 안정화됐다"면서도 "여전히 유동성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자본 확충 및 대차대조표 축소를 위해 대출 금융 사업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팩웨스트 소식은 3월 은행 사태가 수습된지 약 두 달 만에 지역 은행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First Republic Bank)이 무너진 가운데 전해졌다.
JP모건체이스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을 인수하면서 "이번 인수로 은행 위기는 거의 끝이 났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은행 시스템이 건전하고 탄력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지역 은행 위기와 불안감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JP모건 인수 이후에도 지역은행 관련주에 대한 투심은 지속적으로 악화했고 팩웨스트 주가는 28% 하락했다.
은행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3월 초부터 현재까지 팩웨스트 주가는 85% 빠졌다.
현재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 7억7190만 달러(한화 약 1조240억원)으로, 하락분 반영 시 3억4000 달러(한화 약 3972억원)가 사라질 예정이다.
이밖에 웨스턴 얼라이언스 방코프(22.4%), 메트로폴리탄 은행(16.2%), 홈스트리트(7.8%) 등 다른 지역 은행주 역시 하락하고 있다.
한편, 이날 암호화폐 시장은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비트코인(BTC)은 전날 대비 1.71% 상승, 2만9000 달러선을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