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헤지펀드의 의무 공시 규정에 '디지털 자산' 정의를 포함하는 것을 일시 보류했다.
SEC는 3일(현지시간) 헤지펀드가 당국에 제출하는 비공개 서식 'Form PF'의 어휘집에 '디지털 자산'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추가할 것을 제안했었지만, 이번에는 디지털 자산 정의를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위원회와 SEC 직원들은 계속해서 해당 안건을 고려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SEC는 지난해 8월 헤지펀드의 의무 공시에 대한 규정 변경 제안건에 '디지털 자산' 정의를 포함시켰다.
SEC는 디지털 자산을 "분산원장이나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발행·이전되는 자산으로, '가상화폐', '코인'과 같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다른 용어를 포함한다"고 정의했다.
당국은 "전반적인 시장 노출 수준을 잘 파악하기 위해 펀드의 디지털 자산 노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대로 통과했다면 SEC의 최초의 디지털 자산 정의가 될 예정이었지만, 최종 규정에는 디지털 자산 정의가 들어가지 않았다.
SEC 출신인 앤 마리 켈리는 암호화폐가 SEC 위원장과 관계자 연설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지만, 공식적인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켈리는 코인데스크에 "새로운 상품으로 고유성이 인정될 경우, 디지털 자산이 증권이며 증권법이 적용된다는 소송 입장이 약화될 수 있어 삭제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어 "SEC는 등록자에게 투명성을 요구하는 규제 기관이지만 디지털 자산을 정의하지 않음으로써 규제의 명확성을 보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암호화폐는 SEC 관계자 연설뿐 아니라 여러 집행 조치 및 규칙 변경 활동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 SEC는 '거래소'라는 용어를 재정의하고 탈중앙화금융(DeFi)을 명시적으로 추가하는 규정 변경 제안을 내놨다. SEC 위원 5명 중 2명이 해당 안을 비판했다. 지난 2월에는 투자 자문사가 암호화폐 기업을 통해 자산을 수탁할 수 없도록 차단하는 규칙 변경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