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이 리플과의 소송을 두고 "SEC의 욕심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7일(현지시간) 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은 현재 SEC가 규제 기관으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관이 관할권을 확대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집행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이런 관행의 가장 큰 문제는 명확한 규제는 제공하지 못하면서 해당 영역을 사각지대에 방치하게 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 규제당국의 처벌성 규제 집행에 대한 비판에 어느 정도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SEC의 행보는 "산업 육성에 목적을 둔 것이 아니라 처벌을 하기 위함이 목적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비판은 하원 청문위원회에 참석했던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워런 데이비슨 미 하원의원 등의 여러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면서도 "모든 토큰은 증권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SEC의 규제 아래 있어야 한다"는 의도를 고집한 점 등에 의해 더욱 심해졌다.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토로하던 미 주요 거래소들은 반격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지난 24일 SEC에 대해 "우리가 보낸 청원서에 답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코인베이스는 지난해 7월 SEC에 제출한 청원서를 통해 기존의 증권법을 어떻게 가상자산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지,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분류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 50개의 질문을 보냈다.
하지만 유의미한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으며, SEC 역시 명확한 기준은 밝히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코인베이스는 "SEC가 이미 청원서에 대한 응답을 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며 "청원서에 대한 답변을 남기고 공유하도록 법원에 요청한다"며 "가상자산 업계는 증권법이 적용되는 기준이나 방법에 대해 SEC로 부터 듣지 못했기 때문에 명확하게 이에 대한 답을 얻어낼 때까지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폴 그레왈 코인베이스 최고법률책임자(CLO) 역시 "증권법에 근거한 집행 조치는 답이 아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SEC가 명확한 답변을 내놓을 수 없으면서도 규제를 외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아직 미국이 가상자산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지가 내부적으로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리플 소송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없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가상자산이 기축통화이자 미국 힘의 원천인 달러를 위협할 것이라고 판단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6일 미국 텍사스에서 개최된 컨센서스 페스티벌에 참가했던 제니 존슨 프랭클린 템플턴 최고경영자(CEO) 역시 "통화는 정부가 경제를 관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이 지위가 흔들리는 것을 미국은 두고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