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성신여대와 손잡고 메타버스 기반 모바일 학생증 ‘리브 캠퍼스’를 출시해 MZ세대 공략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일 성신여자대학교와 금융권 최초의 메타버스 기반 모바일 학생증 '리브 캠퍼스'(Liiv Campus)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성신여대는 지난 2015년부터 KB국민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선정해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성신여대 학생 및 교직원은 메타버스 공간 안에서 학교생활을 누리는 특별한 경험을 누릴 것으로 시장은 기대감을 표했다.
금융권 최초 메타버스 기반 모바일 학생증인 리브캠퍼스의 출시 배경과 실제로 어떻게 쓰이고 있을지 궁금해 실제로 사용해 본 뒤 개발부서 담당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성신여대의 리브 캠퍼스는 금융권에서는 첫 번째로 내놓은 3D 메타버스 기반 모바일 학생증이다. 실제 사용해보니 예상보다 더 편리했다.
먼저 앱을 열면 모바일 학생증이 화면에 뜬다. 이를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로 바꿀 수도 있다. 익명성을 원하는 MZ세대들이 가상의 캐릭터로 자신을 대변할 수 있게끔 만든 것.
이후 3D 공간으로 꾸며진 모바일 캠퍼스로 넘어 가면 캠퍼스를 실제로 거닐면서 건물 아이콘을 누를 수 있다. 모바일 캠퍼스에는 학사 일정, 커뮤니티 등이 내장됐다.
금융당국의 승인이 나면 향후 모바일 캠퍼스 내 건물에 광고도 얹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국민은행은 은행 지점을 줄이고 '내 손안의 모바일 뱅킹'을 강화하는 흐름에 맞춰 메타라는 공간을 전략적으로 선점, 실제 창구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직접 써보니 리브 캠퍼스는 메타 공간이지만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개념의 메타버스라기 보다 활용도가 높은 실용적인 앱이나 향후 금융 기능 등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3월 말일까지 '리브 캠퍼스' 가입자 대상 '커피 쿠폰 제공' 이벤트
오는 31일까지 성신여대 학생을 대상으로 '리브 캠퍼스' 이벤트도 진행한다. 마케팅 동의, 리브캠퍼스 가입의 두 조건을 충족하면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제공한다. 국민은행이 리브 캠퍼스를 출시한 2일부터 한 달째 진행하고 있는 이벤트다.
학생증의 경우 학교 측의 제3자 동의가 필요해서 일반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보다 발급 기간이 조금 더 소요되기 때문에 아직은 이용자들을 모으고 있는 단계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현재 정보 제공 동의를 한 성신여대 구성원은 약 8,700명이다. 이 가운데 실제로 리브 캠퍼스를 설치하고 활동자로 운영하는 사람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성신여대와 국민은행이 함께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제일 편리한 건 ‘모바일 학생증’, 학사 일정 등 한 번에 확인 가능
리브캠퍼스는 실제 학교 캠퍼스를 3D 메타버스 공간에 구현해냈다.
학생은 각자가 꾸민 아바타로 가상 캠퍼스를 거닐며 메타 공간 안에서 서로 소통할 수 있고, 실물 학생증 뿐만 아니라 모바일 학생증도 이용할 수 있다. 더불어 커뮤니티, 학사일정 등 다양한 학내 서비스도 연동된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국민은행은 ▲모바일을 통한 신분증 기능 활성화 ▲금융과 IT 기술의 융복합 관련 신상품 및 서비스 개발 ▲웹(Web) 3.0.기반 신규 비즈니스 모델 협력 등 미래형 금융서비스 개발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김동록 KB국민은행 부행장은 "성신여자대학교에서 리브 캠퍼스의 시작을 알리게 돼 기쁘다"며 "완벽하고 섬세한 서비스를 통해 학생과 교직원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앱 하나로 연동되는 '통합 플랫폼' 계획...블록체인 DID 학생증 도입도 검토
KB국민은행은 자사가 가지고 있는 금융, IT 역량과 인프라를 활용해 젊은 고객들의 모바일 편의성을 극대화한 학생증 서비스를 필두로 여러 금융 서비스도 탑재할 예정이다.
현재 검토 단계로, 앱 하나로 학교 일정뿐만 아니라 송금, 적금 등 여러 금융거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KB국민은행이 내놓은 향후 계획 중에서 눈에 띄는 점은 '분산신원증명'(DID) 모바일 학생증 도입'이다.
DID는 Decentralized Identity의 약자로 블록체인 기반 분산신원확인이다. 분산원장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스스로 신원 등에 대한 증명 관리, 신원정보제출 범위 및 제출 대상 통제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신원관리 체계다.
현재 전세계 대다수 서비스들은 본인 인증수단으로 기존의 중앙 집중적 연합형 신원증명모델을 활용한다. 대표적으로 페이스북, 카카오, 네이버 등을 활용해 신원을 증명한다. 다만, 신원 증명 대행 서비스에서 다루어지는 나의 신원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 서비스 제공자가 서비스를 언제까지 영원히 지속할지 알 수 없으며, 소셜 아이디 도난 시 그 아이디로 가입한 사이트 내의 개인 정보도 연쇄적으로 도난될 위험이 크다.
이러한 이유로 KB국민은행은 DID 학생증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KB국민은행 기관영업부 측은 "DID 학생증을 검토 중에 있다. 서비스화 되면 지갑 자체에 DID가 들어간다."라며 "그 기술을 공동 활용해서 학생증이나 사원증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세종대, 아주대 등 제휴 대학으로 확대 계획
KB국민은행은 캠퍼스를 제외하고 국내 65개 대학교와 주거래 은행 제휴를 맺고 있다. 제휴를 맺은 고등학교도 2022년 기준 373개로 확인된다. 지난해 리테일에 안주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대학교, 지차체 등의 기관영업에도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성신여대를 시작으로 현재 제휴를 맺고 있는 세종대, 아주대, 동의대 등으로 '리브 캠퍼스'를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KB국민은행 측은 설명했다. 이미 학교 자체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중·대형 대학교도 있지만 규모가 작은 학교의 경우 학교생활을 관리하는 통합 플랫폼이 없는 대학교 공략에도 나선다.
이러한 학교 인프라가 분산되어 있는 학교를 대상으로 기숙사, 도서관, 강의실 등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플랫폼 자체를 서비스해주는 시스템으로 매력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KB스타뱅킹 등 금융 서비스 연동은 아직 탑재하지 못했다. 현재 부수거래 신고가 진행 중에 있고 이 절차가 완료되면 본격적인 금융 서비스 확장에 시동을 걸 계획이다.
조성철 국민은행 기관영업팀 팀장은 리브캠퍼스를 소개하며 "모바일 캠퍼스 내 건물을 누르거나 앱을 누르면 앱이 구동되는 이용자 중심의 편리한 방식으로 만들었다"며 "대학생들의 쓰임새가 많은 노트북, 태블릿 등을 이벤트 가에 판매하거나 모바일 '모의투자 경진대회'를 열어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실질적으로 학생과 학교에 혜택이 갈 수 있도록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 메타버스 사용자가 들어가고 싶게 만드는 일은 '플랫폼 제공자' 몫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은 그 자체의 특성상 생태계 자체의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학교의 경우, 모바일 캠퍼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주체가 돼서 꾸미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다만 현실에서 어떤 내용을 접목해서 실제 사용자들의 입맛을 맞출지는 서비스를 개척한 사람이 먼저 그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
이용자들이 모여서 자체적인 소통으로 모바일 캠퍼스를 다채롭게 꾸미기 원한다면 일단 이용자들을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이 성공한 이유도 대다수가 해당 SNS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학생들과 교직원을 ‘리브 캠퍼스’ 안으로 들어오게끔 만드는 똑똑한 유인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생들과 보다 가까운 성신여대 측이 적극적으로 학교생활에 유용할 만한 기능을 탑재하고 활용도를 넓힐 방안을 구상해 국민은행에 제안하는 방식이 요구된다.
이에 발맞춰 새로운 가상공간 안에서 재미있고 유용한 기능으로 학교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그래픽, 사용자환경(UI)에 공을 들여 '기본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것은 KB국민은행의 몫이다. 사용자는 사용하는 앱의 서비스나 화면 안의 모든 것을 단 몇 초만에 자동으로 평가한다. 사용자가 마주하게 되는 디자인과, 레이아웃을 아우르는 UI에 국민은행의 적극적인 투자가 기대되는 시점이다.
◇ 성신여대 "리브 캠퍼스는 모바일 학생증, 학사일정 등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
리브캠퍼스 구축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실제 이용자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먼저 성신여대는 3D 메타버스 기반의 모바일 학생증 ‘리브 캠퍼스’를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학내 시스템은 물론 금융 서비스를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리브 국민은행과 손을 잡고 리브 캠퍼스 구축 업무협약을 맺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토큰포스트 취재 결과, 성신여대 학생지원팀 박미숙 팀장은 "리브 캠퍼스 앱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모바일 학생증, 학사일정, 공지사항 등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올해 성신여대에 입학한 23학번 이정경 학생은 "실물 학생증을 안 들고 다녀도 되는 편리함이 생각보다 크다"며 "도서관 이용 외에 송금, QR 코드 결제 등 금융 기능도 빠른 시일 내에 이 앱 안에서 연동되면 좋겠다. 우리 학교 학생들을 위한 소소한 이벤트도 3D 모바일 캠퍼스 안에서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이용 후기를 전했다.
한편, 성신여대 특성상 건물 출입이 제한되는 곳이 도서관 뿐이라 타 대학에 비해 학생증 활용도가 적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느껴졌다.
성신여대 관계자는 "이러한 이유로 필수로 필수적인 쓰임새가 적을 수는 있으나 현재 서비스를 시작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보다 나은 학교 생활 및 수업 내 활용을 위해 홍보를 활발하게 펼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