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국부 펀드 '테마섹'이 파산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에 대한 투자금을 모두 상각(회계상 손실) 처리한다고 17일 성명을 통해 밝혔다.
테마섹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두 차례의 투자 라운드를 통해 FTX 인터내셔널 지분 1%를 2억1000만 달러(한화 약 2814억원)에, FTX US의 지분 1.5%를 6500만 달러(한화 약 871억원)에 매입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3월 31일 기준 테마섹 포트폴리오 순가치 2935억 달러(한화 약 393조원)의 0.09%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국부 펀드는 "FTX 투자금을 상각 처리하는 것은 전체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모든 손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이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테마섹은 FTX 투자에 앞서 철저한 심사가 이뤄졌음을 강조했다.
2021년 2월부터 10월까지 8개월 동안 FTX에 대한 광범위한 실사를 수행했다면서 "감사 재무제표를 분석, 수익성을 확인했으며 규제 이행 및 사이버 보안 수준도 검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FTX에 정통한 직원, 업계 관계자, 투자자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경영진에 대한 질적 피드백을 수집하고, 투자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과를 모니터링했다고 더숩ㅌ였다.
테마섹은 "거래소가 세계 금융 시스템의 핵심 부분을 형성한다고 믿는다"면서, 블록체인 투자 원칙에 따라 ▲특정 프로토콜에 구애받지 않고 ▲시장 중립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투자 노출할 수 있도록 ▲수수료 수익 모델을 가지고 ▲거래나 대차대조표 위험이 없는 선두 디지털 자산 거래소에 투자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사 과정이 특정 위험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모든 위험을 제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투자 실패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관한 문제가 아닌 운영진에 대한 잘못된 판단에서 발생한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테마섹은 "FTX에 대한 투자가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라는 잘못된 인식이 있었다"면서 "현재는 암호화폐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 노출은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한 주 만에 무너진 가운데, 투자 및 계약 관계에 있던 기업들이 수습에 나섰다.
지난주 세콰이어 역시 FTX에 대한 투자금 2억 달러 상당을 '제로(0)'로 표기하고 있다면서 "FTX에 대한 투자금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포브스는 "테마섹, 패러다임, 세콰이어캐피털은 FTX 파산으로 인해 가장 큰 손실을 입은 기관 투자자"라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