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국회의원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대표이사에게 대주주 리스크에 따른 책임을 촉구했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은 이재현 빗썸 대표이사에게 "이정훈 의장이 사이프러스(키프로스) 시민권을 신청한 이유를 알고 있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 전 의장은 지난 2018년 영어명 '애덤 리(Adam Lee)'로 키프로스 시민권을 신청했다. 키프로스는 법인세가 12.5%로 유럽연합(EU)내 최저 수준이며, 상속세·증여세·부동산세 등의 세금도 없다.
이어 윤 의원은 "코인 제보센터를 통해 서버 관리 논란, 투자 수익금 미지급 논란 등빗썸 관련 의혹이 16개가 들어와있다"며 "대주주 사기 혐의를 비롯한 소송 등으로 인해 대주주 적격심사 문제 생기면 거래소 인가 취소할 용의가 있느냐"고 질의했다.
윤 의원의 질의는 빗썸의 복잡한 지배구조에서 기인한다. 빗썸을 운영하는 회사는 빗썸코리아이고 빗썸코리아 최대주주는 빗썸홀딩스다. 빗썸홀딩스는 비덴트, 비덴트는 인바이오젠, 인바이오젠은 버킷스튜디오, 버킷스튜디오는 이니셜1호투자조합이 각각 최대주주로 물고 물리는 관계다.
정리하면 '이니셜1호투자조합→버킷스튜디오→인바이오젠→비덴트→빗썸홀딩스'로 이어지며 지배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서로 주주면서 순환 투자를 하는 식으로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외 디에이에이(DAA, 29.98%), 싱가포르 법인 비티에이티엠비(BTHMB)홀딩스(10.7%) 등도 빗썸홀딩스의 주요 주주로 참여 중이다.
이정훈 전 빗썸코리아 의장은 현재 사기 혐의로 재판을 진행 중이다. 그는 지난 2018년 10월 김병건 비케이메디컬그룹 회장과 빗썸 인수와 공동 경영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김 회장이 기한까지 인수대금을 대납하지 못해 계약이 불발되자 둘 사이는 소송으로 비화했다. 김 회장은 이 전 의장이 공동 경영을 제안하고 비엑스에이(BXA) 토큰을 빗썸에 상장해 인수자금을 확보하는 것을 돕겠다고 속였다며 1억달러(한화 약 1442억원) 편취 혐의로 이 전 의장을 고소했다.
윤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 대표는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부분 중 일부는 이미 경찰 조사가 완료된 상황이다"며 "만일 회사에 큰 귀책 사유가 있다면 그에 맞는 적절한 책임을 져야 된다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다만 빗썸의 거래소 인가를 취소하겠느냐는 질의에 대해 이 대표는 "자율적으로 취소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책임은 명백하게 지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30분경 정무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정무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지 약 1시간만이다. 다만 정무위는 계속해서 이정훈 전 빗썸 의장의 증인 출석을 요구하며 동행명령장을 발부힌 상황이다. 정무위는 이 전 의장에 대한 동행명령장이 집행되지 않을 경우 이 전 의장 고발을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테라·루나' 사태를 두고 "28만명의 피해자, 77조원의 피해금액에 대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해왔다"며 "책임자를 가리기 위해 권도형, 신현성, 김서준에 대해 출석 요구를 했지만 불출석했다"라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