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가 기업용 스토리지 시장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마이크로서비스 중심의 애플리케이션이 비즈니스 환경을 뒤흔드는 가운데, 델은 기존 하이퍼컨버지드 인프라를 뛰어넘는 새로운 해법으로 *디스어그리게이티드 아키텍처(disaggregated architecture)*, 즉 독립형 아키텍처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드루 슐케(Drew Schulke) 델 제품 관리 부사장은 최근 ‘AI 시대를 위한 IT 인프라’ 주제 행사에서 이 같은 전략을 공개하며, "하이퍼컨버지드 인프라 시대에는 한 생태계 내에서 컴퓨트와 스토리지를 통합 운영해야 했지만, 이제는 이를 분리함으로써 유연성과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전까지의 스토리지 전환은 전통적인 3계층 아키텍처에서 하이퍼컨버지드 아키텍처로 옮겨가는 것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이 방식은 CPU 활용률이 낮고, 라이선스 비용이 코어 단위로 부과되면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작용도 있었다는 게 델 측의 분석이다. 반면 디스어그리게이티드 모델은 컴퓨트와 스토리지를 각기 독립적으로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진화하는 AI 연산 환경에서도 유연한 자원 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델의 주력 스토리지 포트폴리오는 엔터프라이즈급 올플래시 스토리지 *PowerStore*와 소프트웨어 정의 솔루션 *PowerFlex*다. 여기에 인공지능 기반 예측 진단 도구 *SmartSupport*까지 더해져, AI 및 마이크로서비스 워크로드를 겨냥한 차세대 인프라 생태계를 구성 중이다.
슐케 부사장은 “데이터 저장 비용을 줄이려면 중복 제거와 압축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며 “이는 단순히 저장비용뿐 아니라 전력, 냉각, 물리적 공간 등 총소유비용(TCO) 전반을 낮추는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델이 주창하는 이 디스어그리게이티드 아키텍처는 특정 벤더 종속 없이 IT 자산의 운영 주기를 최적화할 수 있단 점에서, 앞으로 AI 인프라 시대의 *전략적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번 행사는 실리콘앵글(SiliconANGLE)의 생중계 스튜디오 ‘theCUBE’를 통해 방송됐으며, 회사의 기술 로드맵과 함께 스토리지 산업의 미래 변화 방향이 구체적으로 조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