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산업 대기업 지멘스(Siemens)가 인공지능 생태계 확대를 위한 전략적 행보로 생명과학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 기업 닷매틱스(Dotmatics)를 인수한다. 인수 금액은 51억 달러(약 7조 3,400억 원)로, 지멘스 역사상 여섯 번째로 큰 규모다.
지멘스는 이번 거래를 통해 AI와 디지털 시뮬레이션 기술을 자사의 제조 및 산업 소프트웨어에 접목, 연구개발(R&D)부터 제조 운영까지 전 과정을 연결하는 종합 솔루션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산업 소프트웨어 시장의 총 주소 가능 시장(TAM)을 110억 달러(약 15조 8,400억 원)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닷매틱스는 2005년 미국 보스턴에서 머크 출신 생명과학자들에 의해 설립됐으며, 현재 전 세계 125개국에서 200만 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해당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실험실 데이터를 디지털화하고 협업을 강화하며 연구 성과를 분석할 수 있는 ‘사이언스 인텔리전스(Science Intelligence)’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멘스는 이번 인수로 기존 솔루션에 닷매틱스의 데이터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해 AI 기반 혁신 가속화를 노린다. 롤랜드 부시(Roland Busch) 지멘스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AI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혁신을 이끄는 동력이며,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닷매틱스의 토머스 스왈라(Thomas Swalla) CEO 역시 “디지털트윈과 AI 기술의 접목으로 생명과학 R&D의 새로운 혁신물이 등장할 것”이라고 밝히며 이번 합병의 시너지를 자신했다.
지멘스는 인수 자금을 시멘스 헬시니어(Siemens Healthineers) 등 상장 자회사 보유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할 예정이다. 닷매틱스는 현재 연간 매출 3억 달러(약 4,300억 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으며, EBITDA 기준 4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수치는 인수 이후 회사 실적에 즉각적인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인수는 벤처캐피탈 인사이트 파트너스(Insight Partners)가 주도한 2021년 인수 이후 진행된 결과다. 인사이트 파트너스의 매니징 디렉터 제러드 로젠(Jared Rosen)은 “지멘스로의 인수는 닷매틱스가 생명과학 혁신을 가속화하려는 사명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진전”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지멘스는 지난해에도 알테어 엔지니어링을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에 인수해 자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딜을 성사시킨 바 있다. 이번 닷매틱스 인수는 이에 이은 또 하나의 굵직한 행보로, AI 중심 산업기술 혁신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