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업체 애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가 최대 4억 달러(약 5,76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자금은 자사 로봇 '디짓(Digit)'의 대량 생산을 본격화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투자 유치가 완료되면 애질리티 로보틱스의 기업 가치는 17억 5,000만 달러(약 2조 5,200억 원)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공식 확인은 없지만, 정보통에 따르면 WP 글로벌이 리드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소프트뱅크도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질리티는 최근 혼합현실 스타트업 매직리프를 떠난 마이크로소프트(MSFT) 출신 페기 존슨이 최고경영자(CEO)로 합류하면서 전략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의 대표 제품인 디짓은 인간처럼 걷고, 이동하며, 물건을 옮기는 기능을 갖춘 2족 보행 로봇으로, 현재 단가가 10만 달러(약 1억 4,400만 원)를 넘는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아마존(AMZN), 스팽스, GXO 로지스틱스 등 다수의 기업이 디짓을 도입해 실제 창고 환경에서 활용 중이며, 지금까지 약 100대가 출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GXO는 지난해부터 애틀랜타 물류센터에서 상용화에 착수했으며, 향후 추가 배치를 예고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디짓의 기술 진화다. 애질리티는 최근 제품 업그레이드를 발표하며, 장시간 작동 가능한 배터리, 자동 충전 도킹 기능, 안전 시스템 개선, 팔 및 손 끝구조 변경 등으로 디짓의 활용성을 대폭 확장했다. 이로써 사람과 로봇이 같은 작업 공간을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회사의 인공지능 성능 역시 눈길을 끈다. 엔비디아(NVDA)와의 협업을 통해 AI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으며, 시뮬레이션 플랫폼 아이작 심과 AI 훈련용 프레임워크 아이작 랩 등을 활용해 디짓의 자율 행동 범위를 한층 넓히고 있다.
애질리티는 작년 9월 로봇 공장 건설 계획을 공개했으며, 오리건주 세일럼에 짓는 '로보팹'은 연간 최대 1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회사는 이전에도 아마존의 산업 혁신 펀드와 DCVC, 플레이그라운드 글로벌 등으로부터 1억 5,000만 달러(약 2,160억 원)의 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분야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경쟁업체 피겨AI는 최근 6억 7,500만 달러(약 9,720억 원)를 모았고, 앱트로닉(Apptronik)도 3억 5,000만 달러(약 5,040억 원)를 확보했다. 삼성전자가 투자한 레인보우 로보틱스는 1억 8,100만 달러(약 2,600억 원) 유치에 성공했으며, 콜래버레이티브 로보틱스도 1억 4,000만 달러(약 2,020억 원) 이상을 확보하는 등 후발 주자들의 자본력도 만만치 않다.
업계에서는 이번 펀딩이 애질리티 로보틱스의 제품 상용화 가속화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봇 기술과 인공지능의 융합이 본격화되면서, 이들이 실제 경제활동에 투입되는 시점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