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APL)이 전날의 대폭적인 상승세를 반납하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루 전 트럼프 대통령이 대부분의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하며 연일 하락 중이던 애플 주가는 15.3% 반등했다. 이는 1998년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이다. 그러나 10일(현지시간) 애플 주가는 다시 6% 하락하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번 반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중단 조치에서 비롯됐다. 이 발표에 힘입어 S&P500 지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의 하루를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2001년 이후 최대폭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 같은 반짝 반등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여전히 미중 무역 갈등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애플이 생산의 90% 수준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대중국 관세는 단기적 실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관세 강행을 발표한 이후부터 이번 유예 선언 발표 전까지 애플 주가는 약 25%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과 중국이 상호 보복 관세를 주고받는 가운데, 중국 역시 미국 상품에 34%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이를 상쇄하겠다며 125%로 관세율을 올리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투자기관들은 현재 상황이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보고서에서 애플 주식에 대해 '매수' 의견을 재차 제시하며, 탄탄한 현금흐름과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실적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최근 조정은 '고품질 주식을 보유할 적기'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관세 압박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애플은 인도산 아이폰 출하량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현재 수준의 생산량으로는 부족하며 미국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도 생산을 두 배로 늘려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단 이 같은 제조 분산 전략이 효과를 보이기까지는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분석이다.
당장은 가격 인상 압박을 흡수하기 위해 낮은 저장 용량의 저가 모델을 줄이는 대신, 아이폰 분할 구매와 같은 금융 옵션을 확대하면서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애플은 여전히 글로벌 공급망과 미중분쟁의 변수 속에서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체력과 대응 전략, 그리고 AI 기술 확장을 위한 투자는 단기 조정 속에서도 중장기적인 주가 복원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