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사상 최고치 경신… 트럼프發 무역 불안에 안전자산 러시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무역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려들었고, 이에 따라 금 가격은 지난주에만 6% 상승하며 올해 들어 23%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산업에 대한 국가안보 조사를 예고하면서 미국의 대중국 관세 정책이 다시 긴장감을 높이자, 금에 대한 수요가 더욱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기술적 분석상 금값은 최근 50일 이동평균선과 상승 채널 하단 지지선에서 반등한 뒤, 지난 금요일 거래에서 상승 채널을 상향 돌파하면서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패턴을 근거로 향후 상승 목표치는 3,380달러(약 487만 2,000원)까지로 추정된다. 이는 현재 수준보다 약 4% 높은 가격대로, 새로운 단기 고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다만 일부 지표들은 과매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상대강도지수(RSI)가 가격 움직임 대비 다소 둔화되는 ‘약세 다이버전스’ 현상을 보이며 매수세가 완만해질 조짐도 제기된다. 투자자들이 앞으로 조정 국면에 대비해 주목해야 할 주요 지지선은 3,170달러(약 457만 4,000원), 3,048달러(약 438만 9,000원), 2,955달러(약 425만 5,000원), 그리고 2,858달러(약 411만 원) 선이다. 이들 가격대는 과거 고점과 저점을 기준으로 기술적 매수세가 유입됐던 구간으로, 하락세 전환 여부를 가늠하는 핵심 구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스마트폰, 컴퓨터, 반도체 등 일부 전자제품에 대해 발표했던 관세 면제 조치가 단기간에 다시 철회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면제는 일시적 조치이며, 반도체 산업 전반을 겨냥한 새로운 무역 제재가 준비 중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러한 정책 불확실성이 환율과 미국 국채에 부담을 주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무역 체계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리며 금과 같은 대안 자산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금 가격 흐름은 미국의 무역 정책 불확실성과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적 신호와 매크로 환경 모두가 금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으나, 고점 부담감과 정책 변수에 따라 변동성 확대도 불가피하다. 투자자들은 주요 지지선과 정책 발표 일정을 주의 깊게 지켜보며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