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가 차세대 콘솔 ‘스위치2’의 미국 내 예약 판매 일정을 돌연 연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새로운 관세 정책이 변수로 작용하면서다. 이는 미중 간 무역 갈등이 다시 고조되는 가운데 글로벌 전자제품 유통망에도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닌텐도는 지난 4일 개최된 ‘닌텐도 다이렉트’ 행사에서 스위치2를 오는 6월 5일 전 세계 출시한다고 밝히며,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4월 9일부터 예약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며 미국 한정으로 일정 연기를 공표했다. 닌텐도 측은 "시장 상황 변화와 관세 영향 평가를 위해 스위치2의 미국 예약 판매를 당초 예정일인 4월 9일에 시작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출시일은 변동 없이 6월 5일이며, 예약 일정은 추후 별도 공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관세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 직접 발표한 조치로, 중국산 제품에 54%, 베트남산 제품에 46%의 고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는 최소 10%의 관세가 적용되며, 타깃 국가에 따라 세율이 대폭 상향될 수 있다. 과거 오리지널 스위치 기기 대부분이 중국과 베트남에서 제조된 바 있어, 차세대 기기의 생산거점에 따라 가격 부담이 소비자 또는 제조사에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스위치2는 본체 가격이 449달러(약 64만 6,000원), 대표 게임인 '마리오 카트 월드'는 79달러(약 11만 3,000원)으로 책정됐다. 이례적으로 높은 가격 책정에 대해 일부 분석가들은 관세 영향을 사전 반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Niko Partners는 “기기와 게임의 초기 가격이 과거 닌텐도 주요 라인업 대비 상당히 높다”며 “이는 물류 및 생산 비용 상승에 더해 미국 시장 관세 리스크를 반영한 결정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닌텐도의 이번 결정은 일시적 조정일 수 있으나, 향후 관세 정책의 방향성과 제조라인의 지리적 재조정 여부가 소비자 가격과 판매 전략에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출시 일정을 유지하면서도 미국시장만 예외 적용한 것을 보면 닌텐도가 관세 리스크를 예민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닌텐도의 최대 단일 시장인 만큼, 당장 수익성과 판매량을 좌우할 핵심 지역에서 전략 수정을 불가피하게 만든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무역 정책이 글로벌 IT 및 제조사 전반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시장의 눈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게임 콘솔처럼 하드웨어 중심 산업에서는 생산거점 재편이나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소비자 부담도 함께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