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발표한 고율 관세 정책으로 세계 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18일(현지시간) 유럽 주요 지수와 아시아 증시가 줄줄이 떨어지고, 미국 선물 시장까지 하락을 예고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 전반에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영국의 FTSE 100 지수는 1.5% 하락했으며, 독일 DAX와 프랑스 CAC 40은 각각 2.2%, 2.5% 내려앉았다. 일본 닛케이는 2.9% 급락했고, 홍콩 H지수도 1.5% 하락해 아시아에서 시작된 충격이 유럽으로 확산된 모양새다.
주요국 주식이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금 가격은 급등했다. 이날 금 가격은 한때 온스당 3,167.57달러(약 462만 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소폭 하락했다.
이번 증시 급락의 직접적인 촉매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다자간 고율 관세 부과 결정이다. 미국은 일부 국가에 대해서는 기본 10% 세율을 부과하면서,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54%, 베트남 제품에는 46%의 초고율 관세를 책정했다. 유럽연합과 스위스에서 수입되는 명품과 의류도 이번 세금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아디다스 주가는 10% 넘게 급락했고, 푸마도 9% 이상 하락했다. 명품 주얼리 업체 판도라는 12% 이상 떨어졌으며,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도 3% 이상 하락했다. 미국 소비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면서 글로벌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강해지고 있다.
세계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결정이 단순한 무역 정책 변화에 그치지 않고 미국 경제에 심각한 부정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프라캐피털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해트필드 CEO는 “이번 발표는 완전히 최악의 시나리오다.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로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 리서치의 외환 책임자인 조지 사라벨로스는 이번 관세 결정이 "무역 적자를 기준으로 기계적으로 반응한 조치"라고 지적하면서 "정교한 정책 계획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감정적이고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정책은 미국의 무역 정책사상 100년 만에 가장 큰 변화라는 점에서 시장의 정책 신뢰도에 큰 손상을 입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그동안 무역 자유화를 주도하며 국제 경제 질서를 설계해왔지만, 이번 관세 조치는 사실상 수십 년간 유지되던 자유주의 질서를 뒤엎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여파는 단순한 증시 하락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향후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걸쳐 파괴적 영향을 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