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트코인 정책 연구소(BPI)가 제안한 '비트보드(BitBond)' 계획이 워싱턴 정가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구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3월 비트코인(BTC)을 기반으로 한 전략적 준비금 체계를 마련한 것과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정책으로, 연방정부의 재정 부담 완화와 디지털 자산 보유 확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평가다.
비트보드는 전통적인 미국 국채와 달리 연 1%의 고정금리를 투자자에게 지급하되, 만기 시점의 비트코인 가치 상승에 따라 추가 수익 기회를 제공한다. 채권 판매로 확보된 자금 중 90%는 정부 일반회계에 편입되며, 나머지 10%는 정부의 BTC 매입 및 전략적 준비금 확충에 활용된다. 이는 기존 발행 채권 대비 연간 수십억 달러의 이자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내며, 향후 10년에 걸쳐 최대 7,000억 달러(약 1,022조 원) 규모의 재정 긴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이번 제안은 BPI의 정책 책임자인 마슈 파인스(Matthew Pines)와 금융사 뉴마켓캐피털 CEO 앤드루 혼즈(Andrew Horne)가 공동 집필한 보고서를 통해 공식화됐다. 보고서는 미국이 내년까지 재융자해야 할 부채 규모가 9.3조 달러(약 1,358조 원)에 달하는 현실에서 고금리 국채 발행이 세금 부담으로 직결되고 있다며, 비트보드가 시장 친화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 3월 6일 연방정부가 보유 중인 약 20만 BTC 중 벌금 및 피해자 배상을 제외한 약 10만 3,500 BTC를 전략적 준비금으로 유지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여기에 더해 비트코인 추가 매입 비용을 별도의 세금 인상 없이 조달하는 방식을 마련하라고도 지시했다. 이 같은 정책적 의지는 디지털 자산 대통령 자문위원회의 보 하인즈(Bo Hines) 수석이 직접 나서서 “정부는 가능한 한 많은 BTC를 확보하길 원한다”고 밝힐 정도로 강력하다.
그러나 야당인 민주당의 반응은 냉랭하다.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제럴드 코놀리 의원은 해당 프로그램에서 이해 충돌과 세금 낭비의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보유한 암호자산에 대해 공개적으로 소명을 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번 계획이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으로 대표적인 암호화폐 투자자들과 정책 수혜자가 일치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제기했다.
비트보드 구상이 실현될 경우 비트코인을 미 재무정책 수단으로 본격 도입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제도권 수용이라는 상징성 측면에서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향후 미 의회와 시장의 반응, 그리고 정책이 실제로 어느 선까지 진전될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