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 메타버스 뮤지엄 프로젝트는 혜원 신윤복이 바라봤던 조선 후기의 풍류와 풍속을 메타버스 상에 구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혜원 신윤복의 세상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들고자 합니다."
지난 30일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 '간송 메타버스 뮤지엄과 혜원전신첩 NFT'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행사가 열렸다.
'간송 메타버스 뮤지엄'은 대체불가토큰(NFT)과 메타버스를 통해 문화재에 현대적 의미를 부여하고 문화재 보호 노력을 확대하는 기획이다. 간송미술관과 함께 아톰릭스랩, 비매스크, 법무법인 이제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전인건 간송미술관 관장은 "간송미술관이 유지되기 위해선 한국의 전통문화와 간송의 행보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커뮤니티가 필요하다"며 "간송이 블록체인 관련 프로젝트를 시도하는 이유도 탈중앙화가 만드는 새로운 커뮤니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 전인건 간송미술관장 / 변세현 기자
혜원 신윤복은 조선 후기 대표적인 풍속 화가다. 당시 신윤복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양반 관료들의 모습을 그리면서도 기생을 소재로 전면에 내세우는 등 조선의 보수적인 분위기 속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전 관장은 "혜원전신첩은 18세기 한양에서 살았던 조상의 삶을 정밀하고도 아름답게 표현한 일종의 화보"라며 "우리 전통문화의 팬을 만드는 데 혜원전신첩만큼 적절한 수단은 없다"고 덧붙였다.
프로젝트의 기술 총괄을 맡은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는 "신윤복이 활동했던 18세기는 조선의 힘이 가장 강하고 문예의 부흥기를 맞이했던 시기"라며 "당시 양반들이 느꼈던 자부심과 문화적인 자신감을 현대적 의미로 재생산한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가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혜원전신첩 NFT는 4억 화소 이상의 고화질 디지털 이미지를 기반으로 발행됐다. 기존 인터넷 상의 이미지는 해상도가 낮아 흐릿한 반면, 혜원전신첩 NFT에 사용되는 이미지는 그림 속 인물의 눈동자까지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혜원전신첩 NFT'의 디지털 이미지.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위)와 달리 그림 속 인물의 눈빛까지 살펴볼 수 있다.(아래) / 발표 장면 갈무리
혜원전신첩 중 '단오풍정'이 가장 먼저 NFT로 발행된다. 단오풍정 NFT는 한국 명절인 단오에 맞춰 6월 3일에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원작 전체 그림과 함께 그림 속 캐릭터의 전신샷과 얼굴, 그림 속 화로나 담뱃대 등의 사물도 NFT로 함께 발행된다. 배경일 아톰릭스랩 이사는 "전체 사진을 제외한 361개의 NFT가 블라인드 민팅 형태로 판매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 혜원전신첩을 활용한 더샌드박스 캐릭터 / 발표장면 갈무리
간송미술관은 혜원전신첩 NFT 발행을 시작으로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2차, 3차 창작물을 지원하는 한편 메타버스 공간에도 전시한다는 방침이다. 메타버스로의 확장은 더샌드박스 인게임 전문 스튜디오인 팩브로스가 맡는다.
조재흥 팩브로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신첩에 있는 다양한 작품의 주요 포인트와 인물들을 더샌드박스 메타버스 안에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며 "혜원 신윤복의 세상을 3D로 구현해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멋진 경험을 제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