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3월 9일 진행된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최종 당선됨에 따라 가상자산(암호화폐) 관련 공약이 얼마나 이행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2022년 1월 19일 윤석열 당선인은 공식 대선 공약 발표를 통해 가상자산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이날 윤 당선인은 가상자산 과세 기준금액을 기존 25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으며, 가상자산 육성을 위한 기관 신설을 포함해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윤 당선인이 당선된 직후 한국블록체인협회 역시 친(親) 암호화폐 공약을 내걸었던 윤 당선인의 당선을 축하하며 암호화폐 공약을 이행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투자자 보호 위해 ‘가상자산 손해보험’ 도입할 것”
암호화폐 투자자를 비롯해 업계에서 암호화폐 산업 육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민의힘에서는 ‘가상자산 손해보험’ 도입에 대한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3월 13일 이데일리에 따르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해킹을 당하면 보험사가 보상하는 손해보험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암호화폐 관련 회사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보험을 통해 1500만 명의 고객을 보호하겠다는 조치”라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이어 “여러 보험사와 암호화폐 거래소 등이 관련 준비를 하고 있다”라며 “거래소가 가입하는 가상자산 손해보험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개인별 보험 가입으로 보험료 부담을 주기보단 거래소를 통해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실제로 가상자산 손해보험 도입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다. 해킹과 해킹으로 인한 손해액이 천문학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암호화폐의 특성상 이를 보험사가 제대로 보상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과 보험료는 누가 부담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투자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거래소가 보험에 가입하고 보험료를 부담하는 형태로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거래소가 부담하는 보험료가 수수료 상승 등으로 결국 투자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한 현실적으로 수백, 수천억 원에 달할 수 있는 보상액이 보험사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암호화폐의 경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실제로 보상액 산정을 위한 기준을 설정하기에도 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현재 법적으로 강제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손해보험이 도입된다면 보험사와 거래소 등이 충분한 논의를 통해 보험료 산정, 보상액 기준 등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 공약 이행 가능성은?
가상자산 손해보험 등 윤 당선인의 당선 직후 가상자산 관련 정책 등이 나온 것과 관련해 업계와 언론 등에서는 가상자산 육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윤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여러 공약들이 이행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기존 250만 원이던 암호화폐 소득 비과세 한도를 5000만 원까지 상향하겠다는 것은 여야의 공통된 의견이었고 여야 후보들 모두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어려움 없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현재 암호화폐에 대한 과세가 반영된 소득세법 개정안이 2023년 1월 1일까지만 연기된 것이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가 이뤄질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점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과세 시스템을 정비한 뒤 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만큼 내년 1월 1일로 시행될 암호화폐 과세는 또다시 연기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간에 쫓기면서 졸속으로 처리하지 말고 업계 관계자들 비롯한 이해당사자들 간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과세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진심 필요해”
윤 당선인은 앞선 가상자산 공약 발표에서 거래소들이 보다 쉽게 실명계좌를 확보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원화 마켓 운영을 위한 거래소의 실명계좌 확보 조항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암호화폐연구센터 센터장은 “진정으로 암호화폐 시장을 육성하고자 한다면 국내에서만 활동하는 반쪽짜리 거래를 만드는 실명계좌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센터장은 이어 “(윤 당선인이) 암호화폐와 관련해 여러 공약들을 내놓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으로 암호화폐를 육성하겠다는 마인드”라며 “단순히 투자자들의 표를 얻기 위한 공약이 아니길 바란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도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현 정부가 임기 내내 암호화폐에 대해 규제 일변도를 유지했던 만큼, 공약에서부터 암호화폐 시장 육성을 내건 새로운 정부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는 것이다.
현재 암호화폐와 더불어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대체불가토큰(NFT), 메타버스, Play to Earn(P2E) 게임 등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활용한 다양한 분야에서 규제를 완화화고 산업 육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