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신용평가기관인 피치(Fitch)가 스테이블코인이 증권 시장에 큰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규모와 이용자 기반 측면에서 유효한 자산 유형으로 성장한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Fitch Ratings)는 2021년 10월 18일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이 증권과 기업어음(CP)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스테이블코인이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수 있으며, 관련 문제가 다른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피치는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다루면서 테더(USDT), 페이스북이 추진 중인 '디엠(Diem)' 등을 언급했다. 스테이블코인은 현금이나 저위험 국채 등을 담보로 안정적인 가치를 보장하는 암호화폐다.
보고서는 "테더의 시가총액 성장세는 2021년 2분기 45%로 둔화됐지만, 2021년 초부터 10월 15일까지 230% 증가하며 656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스테이블코인 부문이 미국 기업 어음 시장에서 규모 있는 투자 기관이 됐다"면서 "스테이블코인은 CP 시장에 파급력을 가질 수 있으며, 관련 변동성이 CP 시장 뿐 아니라 기타 시장 참여자에게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스테이블코인 운영사가 일반 금융 시장과 접촉하기 위해 이용하는 인프라와 협력사가 시장의 스트레스 상황이나 변동성 상황에서 거래를 원활히 처리한 경험이 부족할 경우, 이 같은 리스크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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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접근 방식, 시장 성장 방향에 영향
피치는 규제 접근 방식이 스테이블코인 부문의 성장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치는 "유럽과 미국의 규제 접근방식이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정부들이 스테이블코인을 받아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당국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개입을 확대하고 있다. 재닛 옐런(Janet Yellen) 재무장관이 2021년 7월 신속한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 구축을 촉구한 이래, 재무부는 업계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스테이블코인 보고서를 준비 중이다. 미 행정부가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를 은행과 같은 수준에서 감독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증권관리위원회기구(IOSCO)와 국제결제은행(BIS)는 "주요 청산·결제·지불업체에 적용되는 현행 규정을 시스템을 갖췄거나,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스테이블코인에 예금보험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규제 접근에 대해 주요 암호화폐 로비그룹인 워싱턴 소재 디지털 상공회의소(Chamber of Digital Commerce)는 2021년 10월 18일 개인 중심의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에 새로운 규칙을 적용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USDC 발행사 서클이 참여하는 디지털 상공회의소는 "스테이블코인은 새로운 기술이며 강제적인 규제를 고려할 만큼 규모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또 "투자 상품이 아니라 리테일 중심의 다른 디지털 결제 도구처럼 취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완화책은 안전자산 통한 '초과 담보'
피치는 다이(DAI) 등 알고리즘 방식의 탈중앙화금융(디파이, DeFi) 스테이블코인이 사용하는 '초과 담보'를 통해 전반적인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 사업자가 안전하고 유동성이 높은 자산으로 더 많은 준비금을 보유하도록 요구하면 CP에 대한 할당 수준은 줄어들고, 단기 국채 시장에 대한 스테이블코인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출시 등 다른 이니셔티브가 스테이블코인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