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신원증명(DID)’은 블록체인 기술이 가장 잘 활용될 수 있는 모델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 추진 사업과 민간 산업이 모두 DID 활용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모바일 신분증, 운전면허증, 백신 접종 증명서까지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대기업과 블록체인 전문 개발업체가 주축이 된 오픈블록체인·DID협회는 DID 기술 구현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술적, 산업 간 연계와 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협회를 이끄는 오세현 협회장을 만나봤다.
오픈블록체인•DID협회(OBDIA)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으며, 다른 블록체인 관련 단체와 어떤 차별점이 있습니까?
OBDIA는 비영리사단법인으로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 발전, 생태계 조성, 산업 활성화 활동 과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또 블록체인 산업 내 다양한 입장과 의견을 바탕으로 블록체인 산업 발전 방향에 대해 관계 부처에 제안하고 있습니다. 특히 OBDIA는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대기업과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전문기업들이 주축을 이루는 협회로서, 회원사간 자발적으로 블록체인 사업 정보와 기술, 법·규제에 대한 정보를 정기적(월 1회 조찬포럼 진행) 및 비정기적으로 공유함으로써 회원 간의 협력 사업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기존 오픈블록체인산업협회에서 DID 관련 새로운 분과가 신설되고, 협회 정관 개정과 명칭을 변경하여 오픈블록체인• DID협회로 새롭게 활동하게 됐는데요. 어떤 이유 때문입니까?
DID(분산신원증명)는 블록체인 산업 전체에서 가장 블록체인 기술이 잘 활용될 수 있는 모델 중 하나입니다. 정부와 산업계에서 동시에 주목 받음에 따라 활용 사례는 지속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국내 여러 DID 협의체가 있는 상황인데, 협의체들이 개별적으로 노력하는 것보다는 기술적, 비즈니스적인 연계와 통합이 이뤄지면 시너지가 클 수 있다는 판단 하에 OBDIA는 DID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기업 간 협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DID 기반 블록체인 사업의 빠른 확산을 위해서는 DID 공동정책연구, 가이드라인 마련, DID 생태계 활성화 및 사업화 논의, 기술프레임 연구 및 표준화 제안 등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많은 기업 및 기관들과 공동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다양한 DID 플랫폼 진영 각각의 활동이 필요하긴 하나, 공동의 생태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열린 장이 필요했기에 협회 정관 개정과 명칭 변경을 통해 DID 산업 부문에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비회원 기업에게까지 문호를 개방했습니다. 이를 통해 기업들간의 건강한 경쟁과 협업을 유도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OBDIA는 이러한 목적으로 ‘20년부터 DID 주제의 조찬포럼을 진행하여 왔으며, ‘21년도 상반기에는 DID 주제의 조찬포럼을 3회(짝수 월), 블록체인 전반의 주제로 3회(홀수 월)를 개최하여 DID와 블록체인기술에 관심이 있거나 산업활동을 하고 있는 회원사를 중심으로 비회원사 분들도 참여를 허용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을 추진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적인 가치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앞으로 우리 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까요?
블록체인의 핵심적 가치는 탈중앙화 거버넌스(governance)로의 변화, 프라이버시 보호, 토큰 생태계를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 등과 같은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기술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금융산업이 중앙화에서 탈중앙화로 변화되면서 거래수수료와 같은 다양한 부분에서 고객의 참여와 혜택이 우선인 방향으로의 변화, 유통산업에서는 유통의 전 과정을 추적(Tracing)할 수 있기에 초 신뢰 유통으로의 변화, 부동산 부문에 있어서는 실시간 소유권 이력 및 추적이 가능하기에 사기 및 허위거래 근절을 이끌어 낼 수 있으며, 각종 면허증과 자격증 등 개개인의 인증정보에 대한 자기 주권 실현, 미술품과 게임 산업계에 NFT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출현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또 법적·제도적 보완과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한 토큰이코노미(Token-Economy)로의 전환은 거대한 플랫폼 사업자의 이익 중심에서 참여자의 이익 중심으로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4차산업혁명과 같은 키워드가 사회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4차산업 전체 지형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가지는 의미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블록체인 기술은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기술들의 융복합을 통해 각 기술들이 가지고 있는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4차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데이터, 즉 모든 기술적 활용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데이터에 대한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는 핵심적인 4차산업혁명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AI(인공지능) 기술의 경우 컴퓨팅에 의한 자율분석, 판단 및 예측을 지원하지만, 대량의 데이터에 대한 무결성이 필요하며, 중앙화로 인한 보안 취약성과 알고리즘의 블랙박스화에 대한 보완이 필요합니다. 블록체인과의 기술 융합을 통해 이러한 문제의 대다수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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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범사업과 연구과제 등 정부 차원에서도 블록체인 육성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국가가 블록체인 기술을 진흥하고 확산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글로벌 산업에서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경쟁력과 기회는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블록체인 기술은 4차산업혁명 기술 중 하나이며, 많은 국가에서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기술입니다.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글로벌블록체인사업위원회(GBBC)와 공동으로 블록체인 및 디지털자산의 현황을 파악하고 평가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4차산업혁명기술 중, 우리나라가 현재의 기술 격차를 줄여 기술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블록체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도 가상자산(또는 디지털자산)에 대한 법·규제 장벽이 존재하기에, 정부 내부 프로세스나 정부 서비스 제공을 위한 블록체인 기술 사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기술과 산업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민간 주도의 비즈니스가 다양하게 추진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다만 현재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민간 주도의 시장 확산 및 기술력 확보에는 일정 시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국가 차원의 블록체인 기술 및 산업 활성화 전략을 기반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다양한 정부 내부 프로세스 및 서비스를 먼저 추진해 블록체인 기술의 국가 경쟁력 확보를 지속적으로 유지·발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법·규제 하에서도 정부 주도의 블록체인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와 전문인력 양성, 정부 내부 프로세스나 정부 서비스 제공을 위한 블록체인 컨설팅 및 기술 적용, 전문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기술의 개념증명(PoC) 사업 등을 통해 기술력 확보와 산업 육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 간 협업을 바탕으로 DID, 메타버스(Metaverse), NFT 등과 같은 블록체인 기술이 필요한 사업 발굴과 적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과 노력들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과 경험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과 전문 기업을 만들어 4차산업혁명 기술 중 블록체인 기술 분야에서 많은 유니콘 기업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국내 블록체인 산업과 비 즈니스를 진흥하기 위해 제도, 인식 등이 개선돼 야 한다면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까요?
블록체인 기술은 탈중앙화 기술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반영되기에 가장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일지라도 적용에는 여러 가지 걸림돌이 존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현재까지의 대다수 국가 운영에 필요한 법·제도 및 다양한 규정들과 기존 산업에서 이익을 실현하고 배분하는 구조들이 대부분 중앙집중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은 있으나, 그 법과 제도가 개선되어야만 비즈니스가 진흥되는 것이라면 결국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과 동일한 말이 된다고 봅니다. 현재 법·제도하에서 산업과 비즈니스를 진흥할 방안을 찾고 이를 선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규제 샌드박스 범위를 더욱 확장해 주고, 블록체인 산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업들은 작은 시장에서의 자기 이익 실현보다는 상호 협업해 표준화, 기술 공유, 전문인력 양성, 생 태계 조성 등과 같은 활동을 통해 블록체인 시장을 확장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코인(coin)이나 토큰(token)이 긍정적 이미지보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더 커져 있는가를 함께 고민하고 원인을 찾는다면, 밸류네트워크(Value Network)에서의 코인과 토큰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수 있고, 이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가상자산 투자 열풍이 정치권을 비 롯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 다.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의 관계, 규제 방 향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계십니까?
금년 5월 28일 국무조정실 보도자료에 의하면, 가상자산 부문은 주관부처인 금융위와 기재부, 검경, 공정위, 국세청 등이 지원부처로서 가상자산사업자(VASP) 관리강화에 중점을 두고 거래투명성제고, VASP관리 감독 및 제도 개선, 자금세탁방지 활동을 하며, 블록체인 기술 산업 발전 부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부처로서 블록체인 기술 발전 및 산업육성을 추진하게 됩니다. 이러한 정책에 대해 블록체인 산업계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과 이견이 존재합니다. 분명한 것은 블록체인의 기술 구조와 의미, 지난 10년 동안 블록체인이 가상자산 거래시장을 형성하게 된 배경에 대해 정확하게 분석하지 않고 외면만 보고 판단할 경우 큰 오류에 빠질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정부와 산업계가 협력해 건전한 시장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찾기를 희망합니다. 아울러 글로벌 흐름에 뒤쳐지지 않도록 신속한 제도화 기반이 갖춰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본 인터뷰는 <BBR: Blockchain Business Review> 8월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