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당국이 2021년 암호화폐 시장을 들끓게 한 인기 암호화폐의 유통을 차단한다. 일론 머스크의 지지로 급등세를 누린 도지코인, 디지털 수집품 시장을 열었던 대체불가토큰(NFT) 등이 타깃이 됐다.
2021년 6월 12일(이하 현지시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신규 지침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가 취급할 수 없는 4가지 토큰 유형을 발표했다. 도지코인 같은 밈(meme) 토큰이나 팬 기반 토큰, NFT, 거래소 발행 토큰에 대한 거래 지원이 끊길 예정이다.
루엔바데 수완몽콜(Ruenvadee Suwanmongkol) SEC 위원장이 발표한 지침에 따르면 태국 암호화폐 거래소는 다음 특징을 가진 유틸리티 토큰이나 암호화폐를 취급할 수 없다.
△ 뚜렷한 목적이나 실체가 없으며 소셜미디어 추세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밈(meme) 기반 토큰 △ 유명 인사의 인기를 이용하는 팬 기반 토큰 △ 특정 객체에 대한 소유권을 나타내거나 특정 권한을 부여하는 디지털 생성물로, 유일하며 동일한 동일한 카테고리 및 유형의 디지털 토큰과 동일한 수량으로 교환할 수 없는 NFT △ 블록체인 거래에 사용되며 암호화폐 거래소나 관계자가 발행한 디지털 토큰이다.
해당 규정은 2021년 6월 11일 수립돼 즉각 효력이 발생했다. 태국 현지 암호화폐 거래소는 30일 이내, 7월 11일까지 지침을 이행해야 하며 이를 위해 자체 상장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규제 당국은 지침에 부합하지 않는 토큰들은 상장 폐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SEC, 시장 투기 우려하는 듯
태국 당국이 제재 대상으로 지목한 암호화폐들은 2021년 시장에 활기를 더해준 주역들이다.
도지코인은 2013년 12월 비트코인 열풍을 풍자하기 위해 장난으로 만들어진 암호화폐지만 2021년 초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CEO의 언급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2021년 1월 28일 도지코인은 하루 800% 이상 급등했으며 한때 시총 4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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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는 디지털 자산의 고유성과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는 토큰이다. 디지털 예술품과 수집품을 위한 새로운 시장과 판로를 열면서 각광받았다. 팬 기반 토큰도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이 확대되는 가운데 유명 연예인, 인기 스포츠 구단 등이 팬들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채택됐다.
지침이 시행되기 앞서 태국 증권거래소 상장 기업 제이마트(Jay Mart)도 현지 유명 인사와 관련된 NFT를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제이마트는 휴대폰 유통, 개인신용대출, 자동차대출 등의 사업을 운영하는 현지 대기업이다.
태국 SEC의 이번 규제 조치는 시장 투기를 조장할 수 있는 토큰의 유통을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암호화폐 규제 체계 심화
태국 당국은 명확한 규제 방안을 제시하며 암호화폐 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당국은 라이선스 제도를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를 관리하고 있다.
태국에서 암호화폐 거래소 허가를 받으려면 재무 건전성과 강력한 보안 수준을 입증해야 한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금융기관으로 분류되며 엄격한 자금세탁방지 신고 의무를 적용받는다.
2020년 연말부터 시작된 암호화폐 가격 상승 움직임에 태국 현지 투자자들이 대거 암호화폐 시장으로 몰리면서 당국은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 기준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
소매 투자자의 디지털 자산 순매수 규모는 2020년 11월 5억 바트(184억원)에서 2021년 1월 12억 바트(442억원)까지 늘었다. 현지 암호화폐 거래소의 계정 수는 2020년 말 16만 개에서 2021년 5월 초 약 70만개까지 증가했다.
2021년 2월 SEC는 가격 변동성 리스크를 흡수할 수 있는 충분한 금융 안전 장치를 제공하기 위해 암호화폐 적격 투자자 기준을 검토했다. 5월에는 태국 신분증에 내장된 칩을 스캔하는 딥칩(dip-chip) 방식을 거쳐야만 암호화폐 거래소에 신규 계정을 개설할 수 있도록 가입 요건을 강화했다. 6월에는 디파이 사업, 특히 토큰을 발행하는 디파이 프로토콜에 대한 규제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