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리플 주장은 억지…XRP는 확실한 '증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기소 내용에 대한 리플의 방어 논리가 부적절하다는 주장을 법원에 전달했다.

SEC는 2021년 3월 9일(이하 현지시간) 아날리사 토레스(Analisa Torres) 뉴욕 남부지방법원 판사에 "리플이 XRP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를 부인하기 위해 내세운 논리는 법적으로 부적절하다"는 내용의 공식 서한을 제출했다.

서한은 SEC가 XRP의 증권 가능성에 대한 '공정한 고지(fair notice)'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리플의 주장과 소송 기각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SEC는 "리플 '공정한 고지'라는 꼬리표를 붙여 모든 위법 행위를 넘어가려 한다"면서 "형평성 있는 것처럼 들리는 단정적 방어 논리를 통해 법원의 주의를 돌리고 미등록 증권 제공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플 "SEC, 미리 고지했어야"

리플은 투자계약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XRP 판매가 위법일 수 있다는 사실이 기업에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으며 SEC가 리플 활동에 더 일찍 개입했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적법 절차 및 공정한 고지 측면에서 SEC의 규제 집행이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리플은 수정 소장 답변서에서 "모 거래소가 XRP 상장 전 SEC 직원과 증권 간주 여부를 논의했지만 당시 SEC는 XRP에 대해 별다른 경고를 내놓지 않았었다"고 설명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3월 7일 "미국은 XRP를 증권이라고 주장하는 유일한 나라"라며 "SEC 소송이 리플 뿐 아니라 미국 암호화폐 산업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불확실한 규제 환경이 기업가적 활동을 미국 밖으로 몰아내고 있다"며 "미국이 블록체인 같은 차세대 기술에서 리더십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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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규제 집행 문제 없다"

SEC는 증권 판별 기준인 '하위(Howey) 테스트'에 따라 XRP를 투자계약 즉, 증권으로 간주하고 있다. 리플과 경영진이 증권법(1993) 제5조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리플이 XRP를 판매해 기업 자본으로 활용하고 투자자에게 리플의 노력에 따른 미래 수익 가능성을 홍보했다는 주장이다.

SEC는 "하위 테스트는 70여년 전 대법원의 판결에 명시된 이래 여러 판결에 적용된 확립된 법적 기준"이라며 "이번 소송은 하위 테스트를 직접 적용할 수 있는 사건으로 리플이 일반 대중을 상대로 제공한 XRP가 유가증권인지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EC는 규제 집행 절차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EC는 "리플은 수십 년간의 판례법을 통해 확립된 '투자계약'의 정의가 모호하기 때문에 무효하다고 주장한다"면서 "이런 주장은 법원에서 여러 차례 기각됐던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공정한 고지에 대해서도 "SEC 직원이 업계 관계자에게 다른 업계 참여자의 위법 사실을 경고할 의무가 있다고 보는데 이는 미국 법률 체계에 존재하지 않는 요구사항"이라고 반박했다.

XRP를 증권으로 간주하는 것이 혁신을 저해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혁신을 위해 법으로 보장되는 투자자 보호를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앞서 SEC는 2020년 12월 22일 미등록 증권인 XRP를 불법 판매하고 유통했다는 혐의로 리플사와 경영진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2월 19일 경영진이 증권법 위반에 적극 가담했다는 내용을 추가해 리플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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