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에 나설 경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역할에도 중요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문가 전망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AMB크립토에 따르면,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 카토연구소(Cato Institute)의 선임 연구원이자 미국 조지메이슨 대학교 교수인 래리 화이트(Larry White)는 최근 팟캐스트를 통해 "미국에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가 현실화 된다면, 이는 미 연준이 소매 금융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래리 화이트 교수는 미국의 CBDC 도입이 현재 금융 시스템에 미칠 영향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미국이 CBDC를 발행한다면 시중은행과 경쟁 구도가 만들어져 중앙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CBDC가 분산원장 기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일부 전문가들이 있지만 소수일 뿐"이라며 "오히려 대표적인 모델은 일반인들과 기업들이 기존 시중은행에 계좌를 만드는 것처럼 연준 계좌를 보유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CBDC 모델이 현실이 되면 연준의 역할에 변화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현재 도매 금융시장을 운영하는 연준의 역할이 소매 금융 서비스로 광범위하게 확장됨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초 발간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유사한 견해를 나타낸 바 있다. 당시 한은은 CBDC 발행이 시중은행과의 경쟁을 촉발시켜, 시중은행의 예금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래리 화이트 교수는 연준이 일반 개인 계좌를 소유하게 되면 개인정보보호 침해 문제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 달리 미 연준의 CBDC는 개인정보보호 침해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법무부, 연방수사국(FBI),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정부기관에 의해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