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AI 웨어러블 스타트업 휴메인(Humane)을 1억 1,600만 달러(약 1,670억 원)에 인수한 후 내부적으로 상당한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인해 휴메인의 대표 제품인 AI 핀(AI Pin)은 단종되었으며, 스타트업의 핵심 기술 자산은 HP로 넘어갔다. 그러나 고용 문제와 인수 후 통합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21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HP는 휴메인의 주요 핵심 인력 일부에게 30~70%의 급여 인상과 스톡옵션 및 보너스를 제공하며 HP로의 합류를 제안했다. 반면 휴메인의 AI 핀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던 상당수 직원들은 즉각 해고 통보를 받았다. 내부 문건을 확인한 소식통에 따르면 HP는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관련된 인력 위주로 인재를 흡수하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메인의 AI 핀은 출시 당시 웨어러블 AI 비서로 주목받았지만, 비싼 가격과 제한적인 기능으로 인해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499달러(약 72만 원)에 판매되었던 이 제품은 HP의 인수 발표와 동시에 판매가 중단되었으며, 2월 28일 이후에는 기기 자체가 휴메인의 서버에 연결되지 못하게 된다. 이에 따라 기존 사용자들은 더 이상 AI 핀을 활용한 호출, 메시지 전송, AI 기반 응답, 클라우드 접속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휴메인은 90일 이내에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환불을 제공한다고 밝혔으나, 그 이전에 구매한 고객들은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업계에서는 HP의 이번 인수를 두고 인공지능 기반 하드웨어 사업 강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휴메인의 일부 자산만 인수하고 팀 전체를 흡수하지 않은 점이 논란이 되고 있으며, 이번 구조조정이 HP 내부에서도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AI 웨어러블 시장의 성장이 기대되는 가운데, HP가 휴메인의 기술적 유산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