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한 금융 IT 기업 직원이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비트(Bybit)에서 570만 달러(약 82억 원) 이상을 횡령한 혐의로 9년 11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호 카이 신(Ho Kai Xin)은 바이비트의 급여 관리를 담당하는 위체인 핀테크(WeChain Fintech)에서 근무하던 중 급여 데이터를 조작해 개인 지갑으로 거액의 암호화폐를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싱가포르 현지 언론 스트레이츠 타임스(The Straits Times)에 따르면, 호는 2022년 5월부터 8월까지 420만 USDT(약 606억 원)를 네 개의 개인 지갑으로 이체했다. 이를 위해 급여명세서 데이터에 가짜 결제 항목을 삽입하고, 자신의 지갑 주소를 바이비트 직원 계좌인 것처럼 둔갑시키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횡령한 자금 중 일부는 고급 주거지 계약금과 명품 쇼핑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녀는 375만 달러(약 54억 원) 상당의 펜트하우스 계약금으로 75만 달러(약 10억 8,000만 원)를 지불했고, 루이비통 제품과 42만 달러(약 6억 원) 상당의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을 구입하는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이어갔다.
2023년 2월, 위체인 핀테크가 그녀의 횡령을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되었으며, 결국 4월 체포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호는 "제이슨 테오(Jason Teo)라는 친척이 관련됐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인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법정에서는 사기, 범죄 수익 취급 및 허위 진술 혐의 등을 인정받아 중형이 선고됐다. 이와 별도로 2024년 1월, 횡령한 자금을 계속 사용한 혐의로 6주간 추가 징역형을 받은 바 있다.
현재 바이비트는 그녀의 지갑에서 110만 USDT와 은행 계좌에서 14만 달러(약 2억 원)를 회수했지만, 상당한 금액이 여전히 행방불명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