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달러 규모의 테라 생태계가 붕괴한지 약 4년 만에 핵심 인물인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 권도형이 미국 법정에 서게 된다.
9일(현지시간) 디엘뉴스(DL News)에 따르면 폴 엥겔마이어 연방 판사는 권도형의 형사 재판이 2026년 1월 26일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판사는 권씨가 변호인과 재판 날짜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일주일 동안 더 빠른 재판을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맡은 사건 중 기소와 재판 사이 간격이 1년 이상인 적은 없었다"면서 "검찰과 변호인 측이 제출한 방대한 증거자료로 인해 준비기간이 길어졌다"고 밝혔다.
테라 사태 이후 6개월간 도피 생활을 하던 권씨는 2023년 3월 몬테네그로에서 가짜여권으로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이후 한국과 미국 송환 여부에 대해 18개월 간 법정 공방을 벌이다가 결국 새해 하루 전날 미국 송환이 완료됐다.
지난주 처음 미국 법정에 선 권씨는 검찰이 제기한 9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제러드 레노우 검사는 판사에게 "권씨는 정교하게 설계된 대규모 사기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코인을 홍보한 것이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저축 은행, 결제 시스템으로 구성된 유토피아적 시스템을 홍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레노우 검사는 "실제로는 핵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는데,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자율적'이라고 알려진 생태계에 개입했다"고 덧붙였다.
권씨 측 변호인인 전직 연방 검사 마이클 페라라는 "시스템은 실재했다"면서 권씨가 투자자를 속이려 했다는 주장에 반박했다.
또한 검찰 측 주장에 여러 가지 법적 쟁점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권씨의 휴대전화 4대에 대한 수색영장을 받았지만, 이는 몬테네그로 당국이 압수한 것으로 영장발부 등 적법성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법적 효력이 없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밖에 암호화폐의 법적 지위나 송환 절차의 적법성 여부도 논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날 경우 권씨는 최대 13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