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엔화는 전날 급등 이후 약세로 전환됐다. 트레이더들은 인기 있던 캐리 트레이드 청산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대규모 금리 인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엔화는 이날 달러 대비 0.89% 약세를 보이며 달러당 145.48엔을 기록했다. 엔화는 5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이다 전날 7개월 만에 최고치인 141.675엔을 찍은 바 있다. 엔화는 호주달러와 유로,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나타냈다.
지난주 예상보다 부진했던 미국 고용 지표와 주요 기술 기업들의 실망스러운 실적,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 고조로 주식과 고수익 통화에 대한 글로벌 매도세가 촉발됐다.
월요일에는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로 위험자산에 대한 글로벌 매도세가 놀라운 양상을 보였다.
미 연준 정책 입안자들은 월요일 7월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약했다고 해서 경제가 침체의 나락으로 빠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동시에 연준이 그러한 결과를 피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제이미 콕스(Jamie Cox) 매니징 파트너는 "통화 시장의 격렬한 변동을 통해 나타나는 매도세는 급격하고 신속하지만 보통 매우 짧게 지속된다"며 "시장은 중앙은행들이 취하는 서로 다른 경로에 대해 명확히 긴장하고 있어 많은 변동성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레이더들은 현재 연준이 올해 110베이시스포인트(bp)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에 50bp 인하 가능성은 75%로 책정됐다. 트레이더들은 월요일 50bp 인하를 완전히 반영했었다.
DWS의 미국 이코노미스트 크리스티안 셰르만(Christian Scherrmann)은 "중앙은행가들이 과잉 반응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셰르만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8월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에서 명확한 지침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엔화 강세는 일본은행이 지난주 금리를 인상하며 매파적으로 선회한 데 이어 투자자들이 급등하는 통화를 피해 서둘러 빠져나가면서 캐리 트레이드가 급격히 청산된 결과이기도 하다.
캐리 트레이드는 투자자들이 일본이나 스위스 같은 저금리 경제에서 돈을 빌려 다른 곳의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엔화의 운명은 일본이 지난달 368억 달러를 투입해 개입한 이후 바뀌었다. 엔화는 한 달 전만 해도 38년 만의 최저치인 달러당 161.96엔에 고착돼 있었다.
퍼스트 이글 인베스트먼트의 이단나 아피오(Idanna Appio)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여전히 엔화가 저평가돼 있으며 중기적으로 절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기적인 움직임은 예측하기 어려우며 미국의 상황 변화에 더 민감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6개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2.87을 기록했다. 전날에는 7개월 만의 최저치인 102.15를 기록한 바 있다.
호주달러는 0.44% 상승한 0.652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미셸 불록(Michele Bullock) 호주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이 금리 인하가 여전히 멀었음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불록 총재는 단기적으로 금리 인하는 의제에 없다고 말하며, 필요하다면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 중앙은행은 화요일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으며,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어떤 것도 배제하거나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호주달러는 월요일 8개월 넘게 최저치인 0.63485달러까지 하락했으며, 위험 회피 심리가 악화되면서 올해 들어 4% 넘게 하락했다.
유로화는 1.09535달러로 안정세를 보였다. 이는 월요일 기록한 7개월 만의 최고치인 1.1009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파운드화는 1.27765달러에 거래됐다.
지난주 CFTC 데이터에 따르면 투기꾼들의 엔화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이 60억 달러로 축소됐다. 4월에는 거의 10년 만에 최고치인 145억 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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