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이더리움(ETH)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조만간 일정 물량의 스테이킹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제임스 세이퍼트 애널리스트는 4월 9일 "이르면 5월 중 이더 ETF의 스테이킹 기능이 승인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최종 승인 시점을 올해 10월 말까지로 내다보며 점진적 절차 진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달 현물 비트코인(BTC) ETF에 이어 현물 이더리움 ETF에 대한 옵션 상품 상장을 승인한 바 있다. 현재 ETF 발행사들은 올해 초부터 SEC와 계속 협의를 이어가며, 이더리움 ETF에 스테이킹 기능을 포함하는 방안을 요청하고 있다. SEC가 이번 옵션 상품을 허용한 것이 스테이킹 서비스 승인으로 가는 *중간단계*로 여겨지는 배경이다.
스테이킹은 일정량의 ETH를 블록체인 네트워크 운영에 참여시키고, 그 대가로 보상을 받는 구조다. ETF 내 스테이킹 기능이 들어가면 투자자들은 토큰 가격 상승 외에도 *지속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옵션 상품은 자산 가격을 특정 시점에 매매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하며, 투자자들이 리스크 헷지 또는 투기 목적으로 활용한다.
현물 기반 이더리움 ETF는 2024년 6월에 출범했지만, 아직까지 비트코인 ETF에 비해 확산 속도는 더디다. 투자 리서치업체 Farside는 4월 기준으로 이더 ETF로 유입된 자금이 약 24억 달러(약 3조 5,000억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비트코인 ETF의 약 350억 달러(약 51조 원)에 크게 못 미친다. 이에 따라 이번 옵션 상품 승인과 향후 스테이킹 기능은 투자자 관심을 끌어올릴 *전환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제프 박 비트와이즈 인베스트 수석 전략가는 “현물 ETF에서 옵션 시장이 형성되는 것은 암호화폐 시장에 있어 ‘획기적인 진전’”이라며 “기관과 고급 투자자 모두에게 매우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그중에서도 스테이킹 기능은 ETF의 완성도를 크게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지난 3월 블랙록 디지털 자산 책임자 로비 미치닉은 “스테이킹 수익률은 암호화폐 투자 수익의 중요한 축”이라며, “스테이킹이 없는 이더 ETF는 완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자산운용 업계는 현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 모두에 대해 현금이 아닌 실물 기반(현물) 자산 교환도 허용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ETF 운영사, 규제기관, 투자자 사이의 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SEC의 다음 행보가 미국 내 암호화폐 기반 ETF의 진화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