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이 인공지능(AI)의 핵심 동반자로 부상할 수 있는 ‘막대한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더리움의 전 핵심 개발자 에릭 코너(Eric Conner)는 지난 4월 15일 X(구 트위터)를 통해 "AI가 지금처럼 급격히 일상을 재편하는 가운데 이더리움은 투명성과 탈중앙화, 인센티브 구조를 제공함으로써 문제 해결의 중심에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너는 특히 블랙박스 모델, 중앙 집중화된 데이터 사일로, 사생활 침해 등 AI 산업 전반에 퍼진 구조적 문제가 존재한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한계는 곧 이더리움의 역할이 빛날 기회와 맞닿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더리움은 검증 가능한 스마트 계약을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중앙 통제를 벗어난 분산형 구조로 독점 기업의 시도에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토크노믹스 기반의 인센티브 설계, 마이크로 결제 인프라 등도 핵심 장점으로 꼽았다.
특히 AI 모델의 학습 데이터와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기 어려운 '블랙박스 문제'는 스마트 계약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구글, 오픈AI 등 대형 AI 업체들이 ‘기밀성과 통제력’으로 이익을 얻는 만큼 개방형 모델에 저항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명성과 공정성, 보안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이더리움은 이에 대한 ‘대안적 경로’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더리움은 개방성, 협업성, 최소 신뢰라는 철학을 이미 갖춘 플랫폼이며, 이는 윤리적이고 책임 있는 AI가 필요로 하는 특성과 맞아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개발과 실사용 사례를 선도적으로 확보하면, 이더리움은 금융을 넘어서 AI 분야에서 대중화의 문을 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에릭 코너는 지난 1월 이더리움 커뮤니티를 떠나 AI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벌써부터 가시적인 활용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더리움 재단 블로그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AI 에이전트’ 생태계의 기반이 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스스로 데이터를 학습하고 의사 결정을 하며 변화에 적응하는 독립형 소프트웨어로, 블록체인과 결합하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실시간 블록체인 데이터 접근성, 디지털 자산에 대한 진정한 소유권, 스마트 계약과의 자동 상호작용 능력 등 AI 에이전트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온체인 지갑을 스스로 관리하는 가상 인플루언서 ‘루나(Luna)’, 시장 분석을 제공하는 AI 에이전트 ‘AIXBT’, 커뮤니티 투표 기반으로 NFT를 제작하는 분산형 예술가 ‘Botto’ 등이 있다.
한편 Bankr, HeyAnon 등은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사용자가 채팅만으로 지갑을 관리하거나 거래를 실행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더리움과 AI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벤처기업 번글(Vungle)의 공동 창업자 자인 자퍼(Zain Jaffer)는 “암호화폐 산업의 다음 경계는 인공지능의 탈중앙화”라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