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의 메인 거리를 장식했던 암호화폐 산업이 인공지능 산업에 자리를 내줬다고 15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암호화폐 기업들이 장악했던 다보스포럼의 메인 거리 '프롬나드(Promenade)'에 올해는 인공지능 기업들이 북적였다. 미국 반도체 회사 인텔부터 세일즈포스까지 인공지능 분야에서 주도권 경쟁 중인 세계적인 기술 기업들 역시 인공지능 슬로건으로 거리를 장식했다. 스위스 통신사 '스위스컴(Swisscom)' 등 다수의 기업들이 자체 인공지능 행사를 위한 공간도 마련했다.
USDC 발행사 서클, 스위스 '블록체인비즈니스협의회', 블록체인 기업 캐스퍼랩스 등이 참석했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한산한 모습이다.
CNBC는 "인공지능의 다보스포럼 장악은 당연하다"면서 2022년 말 오픈AI가 선보인 인공지능 '챗GPT'의 등장과 함께 인공지능 투자와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올해 다보스포럼의 전경이 달라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15개 벤처 기업의 엔젤·시드·초기 단계 투자 데이터를 집계하는 피치북(PitchBook) 신흥 기술 지표에 따르면 작년 3분기에 인공지능·머신러닝 스타트업은 6억 달러, 웹3.0·디파이 기업은 1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 관련주 엔비디아는 산업 유망성을 힘입어 작년 주가가 240% 가까이 상승하기도 했다.
한편, 암호화폐 업계는 기술 자체를 많이 알리고 설명해야 하는 초기 단계를 벗어났다는 평가를 내놓으면서 다보스 포럼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단테 디스파르테 서클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오늘 프롬나드에 암호화폐 행사공간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인공지능을 위한 행사공간이 마련됐다"면서 "이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했다.
이어 "이는 암호화폐가 배경기술이 되어가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자신이 지난 8년 동안 블록체인·암호화폐 산업이 결과가 아니라 '기술'에 대해 말하는 산업이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넷이 닷컴 버블 단계를 거쳐 더 튼튼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안전한 손(기업)에 인터넷 개발을 넘겨줘야 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 "살아남은 기업과 플레이어는 전통 은행, 금융, 결제와 융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신기술(인공지능)이 등장하면서 암호화폐 기업이 빈티지 플레이어가 된 것"이라면서 "기술에 대해 많이 설명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 정·재계 유명 인사들과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국제 민간 회의로 15일(현지시간)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개막했다. 1971년 시작돼 올해 54회를 맞았다. 올해 포럼의 주제는 '신뢰의 재구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