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론 머스크가 미국과 유럽 간 *자유무역지대* 설치를 촉구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최근 이탈리아 부총리 마테오 살비니가 주최한 행사에서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관세 철폐와 국경 간 이동의 자유 확대를 제안하면서, 양측이 무역 장벽 없이 상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이상적으로는 미국과 유럽 모두 관세 없는 무역 환경을 구성해 사실상 자유무역지대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 대해 새로운 관세 조치를 발표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입장이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EU산 특정 제품에 대해 20%의 신규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는 또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책사였던 피터 나바로를 겨냥해 SNS를 통해 공개 비판했다. 그는 나바로가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사실을 언급하며 "하버드 경제학 박사는 좋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해악이다. 이들은 자아와 두뇌의 크기에 비례해 현실을 제대로 못 본다"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나바로는 머스크가 테슬라의 글로벌 수출 이익을 지키기 위해 사익을 앞세운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럽연합(EU)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대응에 맞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280억 달러(약 40조 8,800억 원) 규모의 보복 조치 마련에 착수한 상황이다. 로이터는 EU가 일괄 대응에 나설 준비를 하며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도 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주 뉴욕증시에서 S&P500, 나스닥100, 다우지수 등 주요 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악의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비트코인(BTC)도 이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24시간 기준 6.4% 하락하며 7만 8,000달러까지 밀렸고, 파생시장에서는 9억 달러(약 1조 3,140억 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다.
이번 머스크의 발언은 단순한 경제적 견해를 넘어, 미국의 대외통상 정책이 암호화폐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에 직·간접적인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다시금 부각시킨다. 관세, 금리, 무역정책 같은 거시 변수는 전통 자산뿐 아니라 디지털 자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흐름은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