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 *관세 정책*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며, 암호화폐 시장도 동반 하락했다. 미국이 중국과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주요 무역국을 대상으로 새로운 수입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전 세계 증시는 패닉 양상을 보였고 비트코인(BTC) 역시 하락장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주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5.5%, 5.82% 급락하며 시가총액 약 8.2조 달러(약 11,972조 원)가 사라졌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큰 규모로, 시장 참가자들의 *리스크 회피 심리*가 급격히 강화된 사실을 반영한다. 이러한 여파는 일본 증시에도 그대로 전이돼, 도쿄시장에서 니케이225 선물은 하한가에 도달하며 매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기본 10% 관세'와 '상호관세 정책'은 중국, EU, 한국, 캐나다 등 주요국을 겨냥했으며, 특히 중국에는 34%, EU에는 20%의 추가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은 미국산 전 제품에 34%의 보복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고, 동시에 WTO에 제소했다. EU 또한 수일 내로 미국산 제품에 대해 최대 280억 달러(약 40조 8,800억 원) 규모의 보복관세를 예고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조치들이 글로벌 *무역전쟁*을 본격화시키며 세계 경제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일 대비 5.27%가 하락한 비트코인은 1BTC당 78,943달러(약 1억 1,523만 원)까지 내려갔다. 한때 주식시장 대비 상대적 안정성을 보여줬던 암호화폐는 매도세가 본격화되자 빠르게 무너졌으며, 시가총액 상위 알트코인 또한 평균 10% 안팎의 조정을 받았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최고경영자 기영주(Ki Young Ju)는 온체인 데이터를 활용해 비트코인의 *강세장은 종료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실현 시가총액(Realized Cap)의 개념을 들어, 비트코인이 실제로 매수된 가격들이 반영된 이 지표에서 자본 유입은 존재하지만 시장 가격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전형적인 약세장 신호"라고 설명했다. 특히 10만 달러에 육박했던 시점에서도 매도세가 강하게 수반되었고, 실제로 가격은 크게 오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기영주 CEO는 "현재의 매도 압력이 언제든 완화될 수는 있지만,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반등까지는 최소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며 당분간은 *반등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또한 거래소 입출금, ETF 자금 흐름 등 주요 수급 요인을 포함한 온체인 데이터들은 일관되게 약세장을 가리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트럼프발 관세 정책과 이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은 비단 증권시장에만 그치지 않고, 암호화폐 시장까지 광범위하게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은 *디지털 골드*로서의 헤지 수단으로 평가받아왔지만, 이번처럼 실물 경제와의 확장된 연동성이 드러나며 약세장에서의 회복력을 의심받고 있다. 업계는 앞으로 예정된 FOMC 회의와 미국 고용지표 등 거시경제 이벤트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조치에 따라 자산 시장의 전반적인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