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가격이 급락하면서 디파이 플랫폼 스카이(Sky)에서 거액의 대출 포지션을 보유한 투자자가 1억 달러(약 1,460억 원)가 넘는 자산을 강제 청산당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이 투자자는 총 6만7,570 ETH(약 1억 600만 달러 규모)를 담보로 잡고 스카이 플랫폼에서 스테이블코인 DAI를 빌리던 중, 지난 6일 ETH 가격이 약 14% 급락함에 따라 청산 트리거가 작동했다. 해당 포지션은 오버콜래터럴(초과 담보) 방식으로 운용되며, 최소 담보 비율은 150%다. 그러나 ETH 가격 붕괴로 비율이 144%까지 떨어지면서 시스템이 자동 청산을 개시한 것이다.
스카이는 지난해 8월 메이커(Maker)에서 리브랜딩된 디파이 대출 플랫폼으로, 사용자가 ETH 같은 암호화폐를 담보로 제공하고 DAI를 대출받는 구조다. 담보 비율이 기준치를 밑돌 경우 프로토콜은 담보자산을 자동으로 경매에 부쳐 대출금과 수수료를 회수하고, 남은 금액만큼만 사용자에게 반환한다.
이번 청산 사례 외에도, 또 다른 고래 투자자가 5만6,995개 WETH(약 9,100만 달러 규모)를 담보로 DAI를 빌려둔 상태였으며, 청산 임계점에 근접한 것으로 파악됐다. 암호화폐 시장이 약세 국면에 접어들며 이런 대규모 청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더리움의 최근 급락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무역관세 정책이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촉발됐다. ETH는 24시간 만에 14.5% 하락하며 1,547달러 선까지 떨어졌고, 이는 FTX 사태 이후인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21년 사상 최고가 대비 68% 이상 하락한 셈이다.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지난 하루 동안 약 32만 명의 트레이더가 포지션을 청산당했으며, 청산 규모는 거의 10억 달러(약 1조 4,600억 원)에 달했다. 이 중 상당수가 이더리움 기반 포지션이었다고 밝혔다.
시장 변동성이 극심해지며 디파이 대출자의 추가 담보 관련 리스크는 더욱 커지고 있다. ETH 가격이 더 떨어질 경우, 담보부족으로 인한 추가적인 청산 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