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2월 소비자 물가가 빠른 상승 속도를 보이면서 물가 과제가 남아있음을 시사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미국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변동 추이를 측정한 지수로, 미 연준이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 참고하는 핵심 물가지표다.
11일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12월 CPI는 전년 대비 3.4%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 3.2%, 직전월 3.1%를 상회했다.
전월 대비 CPI는 0.3% 상승하며 직전월 기록 0.1%, 시장 예상치 0.2%를 모두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해 더 장기적인 방향성을 가리키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9% 상승, 예상치 3.8%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11월 4.0%에서는 0.1%p 둔화하며 2021년 5월 이후 처음 4% 아래로 떨어졌다. 전월 대비 근원 CPI는 직전월 기록 및 예상치 0.3%에 부합했다.
12월 주거 물가는 개선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물가 상승분 절반 이상에 기여했다.
한편, 주거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를 나타내는 '슈퍼 근원 물가'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9%로 이전 흐름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데이터 비교 시점인 2022년 11월과 12월 물가상승률이 7.1%에서 6.5%로 크게 꺾였기 때문에 12월 물가 반등은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식품 물가는 전년 대비 3.4%, 전월 대비 0.3% 상승하며 직전월 기록 2.9%, 0.2% 대비 상승했다.
에너지 물가는 전년 대비 2.0% 하락했다. 직전월 2.3% 내렸던 전월 대비 물가는 0.4% 상승했다.
휘발유 물가는 전년 대비 1.9% 하락했다. 직전월 8.9%에서 둔화폭을 좁혔다. 6.0% 하락했던 전월 대비 물가는 0.2% 상승했다.
신차 물가는 전년 대비 1.0% 올라 직전월 1.3% 대비 상승 속도를 늦췄다. 직전월 0.1% 하락했던 전월 대비 물가는 0.3% 상승했다.
중고차 물가는 전년 대비 1.3% 하락했지만 직전월 기록 3.8% 대비 하락폭을 좁혔다. 직전월 1.6% 상승했던 전월 대비 기록은 0.5% 상승하며 둔화세를 나타냈다.
CPI 가중치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전년 대비 6.2% 상승했다. 11월 6.5%에서 0.3%p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전월 대비 물가는 직전월 0.4%에서 0.5%로 올랐다.
교통비는 직전월 10.1%에서 9.7%로 상승폭을 좁혔다. 전월 대비로도 0.1% 오르며 직전월 1.1%에서 둔화됐다.
한편, 이날 별도로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는 20만2000건으로, 예상치 21만건보다 낮계 집계됐다. 20만2000건에서 20만3000건으로 수정된 직전월 기록에서 1000건 정도 줄어들면서 견조한 고용시장 상태를 보여줬다.
◇ 증시는 주춤, 암호화폐 시장은 강세
높은 물가가 금리인하 시점을 지연시킬 수 있는 만큼 CPI를 대기하며 강보합세를 보였던 3대 지수는 움직임이 둔화됐다. 다우 지수 선물은 0.03% 하락했으며 나스닥 지수 선물과 S&P500 지수 선물은 각각 0.26%, 0.03% 상승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데뷔를 앞둔 암호화폐 시장은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토큰포스트마켓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4.74% 오른 4만7300달러, 이더리움은 11.01% 오른 2641.7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높은 물가에도 이달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오는 3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는 꺾이지 않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월 FOMC 회의에서 금리 동결 전망은 97.4%로 유지됐으며, 첫 금리 인하 시기는 오는 3월(63.3%)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기준 금리는 현재 22년 최고 수준인 5.25-5.50%이다. 연준은 2022년 3월부터 11회 금리를 인상했으며 6월, 9월, 11월, 12월까지 금리를 동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