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준비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디지털 루피의 일간 거래 건수가 100만건을 넘었다고 발표한 가운데 은행 직원들을 동원한 일회성 기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샥티칸타 다스 인도준비은행(RBI) 총재는 작년 12월 29일자 직원 서한에서 "2023년 12월 27일 하루 디지털 루피(CBDC) 거래가 100만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RBI는 개인 간 거래에 사용되는 소매 CBDC와 기관 간 거래에 사용되는 도매 CBDC를 시범 운영 중이다. 소매 CBDC 시범 프로그램은 2022년 12월 1일 시작돼 현재 15개 이상 도시에서 진행 중이며 12개 이상 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인도준비은행은 2023년 말 디지털 루피의 일간 거래량 목표치를 100만건으로 설정하고 거래 활성화에 나섰다. 한편, 이미 '통합결제인터페이스(UPI)'라는 현금 없는 결제가 보편화돼 있어 디지털 루피 거래량은 하루 평균 2만5000건에 불과하다고 알려진 바 있다.
이번 디지털 루피의 100만 달러 거래 기록에 대해 로이터 등 외신들은 일회적인 이정표일 뿐 일상적인 거래량은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지난달 일부 국영은행과 시중은행이 직원 급여와 수당을 CBDC 지갑에 예치해 달성한 기록"이라면서, HDFC 은행, 코탁 마힌드라 은행, 액시스 은행, 카나라 은행, IDFC 퍼스트 은행 등이 협조했다고 전했다.
이코노믹타임즈는 일부 은행들이 디지털 루피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캐시백이나 리워드 포인트 형태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매체는 국유 은행 인도 유니온 은행의 내부 문건을 인용, CBDC 촉진을 위해 은행 직원을 동원한 사실도 전했다.
유니온 은행은 지난달 26일자 직원 서한에서 "은행들은 CBDC 지갑 거래를 촉진하기 위해 전 직원의 디지털 루피 앱 가입 및 디지털 루피 거래를 장려하라는 권고를 받았다"며 일차적으로 신문 수당을 CBDC 지갑에 입금하기로 하고, 직원들의 디지털 루피 앱 가입을 독려했다.
이에 대해 은행 직원 노조 '전인도연합은행직원연맹'은 "CBDC는 선택 사항이며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지갑 사용을 강요할 수 없다"며 이번 조치에 불만을 표시했다.
다른 노조 '전인도연합은행직원협회' 측은 "RBI와 정부는 디지털 루피 거래를 늘리고 싶어한다"면서 "은행 직원의 디지털 루피 습관화는 이를 위한 한 가지 방안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