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증권 당국은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의 현지 운영사 '비트 트레이드'를 금융상품에 대한 설계·유통 의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21일(현지시간) 호주 증권투자위원회(ASIC)는 성명을 통해 "비트 트레이드는 호주 고객에게 제공하는 마진거래 상품과 관련해 설계·유통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며 연방법원에서 민사 처벌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비트 트레이드는 2020년 1월부터 크라켄 거래소를 통해 마진거래 상품을 제공해왔다. 담보 자산의 최대 5배까지 신용을 연장할 수 있는 '마진 연장' 서비스다. 금융당국은 크라켄에서 암호화폐를 매입할 때 사용 가능한 신용을 제공하는 상품인 만큼 사실상 '신용 편의(credit facility)'에 해당한다고 봤다.
위원회는 비트 트레이드가 호주 고객에게 이 같은 상품을 제공하기 앞서 의무 제출해야 하는 '목표 시장 결정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호주 내 금융상품 제공업체는 소비자 요구에 맞는 금융상품을 설계하고 이를 목표 방식을 통해 유통해야 하는 '설계·유통 의무(DDO)'를 갖게 된다. '목표 시장 결정서'는 특정 금융상품과 관련해 적정 소비자 유형(목표 시장)과 세부적인 유통·검토 내용을 명시하는 의무 제출 서류로, 중요한 DDO 요건 중 하나다.
2021년 10월 5일 설계·유통 의무가 시행되면서 증권 당국은 작년 6월 비트 트레이드에 의무 불이행 우려를 전달했지만, 거래소 운영사는 시정 없이 해당 상품 제공을 지속했다.
증권 당국은 "이로 인해 해당 기간 동안 최소 1160명의 호주 고객이 1295만 호주달러(약 111억원)의 손실을 입었다"면서 법원에 거래소의 위반 행위에 대한 금지 명령, 벌금 등의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세라 코트 부위원장은 "이번 소송은 적절한 금융상품 유통을 위해 설계·유통 의무 이행이 중요하다는 사실과 소비자보호법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당국이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암호화폐 업계에 상기시켜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