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은행협회(ABA)가 금융사기 피해금 관련해 암호화폐 거래소를 자금세탁처로 17일 지적했다.
애나 블라이 ABA 최고경영자(CEO)는 "호주에서 발생하는 금융사기 피해 자금 상당 부분이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세탁되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암호화폐 사기 자금의 도피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AFCX는 호주에서 발생한 금융사기 수익금의 47%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세탁된다는 사실 공개한 바 있다.
이에 호주 최대 은행 커먼웰스(CBA)는 지난 6월 자금세탁 의혹과 사기 위험 등을 이유로 거래소에 대한 특정 결제를 거부하거나 일시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으며, 호주 최대 상업은행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NAB)은 사기 피해 방지를 언급하며 "자금세탁 시도를 목격해왔기 때문에 '고위험' 암호화폐 거래소를 향한 고객 출금을 차단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호주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스팟에 대해서는 "금융 당국의 규제와 결제 라이선스 압박이 이어지며 향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규제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내외적으로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파야르 쉬자드 코인베이스 정책 책임자는 지난 7월 호주 상원 청문회에 참석해 "호주가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가지려면 규제 명확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명확한 규제가 마련되면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와 사업 진행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호주 디지털 금융 표준 자문위원회(AFDSAC) 역시 "호주 정부가 암호화폐 규제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논의가 지금처럼 탁상공론 형태로 계속될 경우 개발도상국 등에도 뒤처질 위험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호주 규제의 향방에 대해 "미국과 같은 처벌성 규제로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호주 측이 홍콩 당국이 전통 은행과 암호화폐 업계의 협력을 위한 압력을 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올바른 접근방식'이라고 덧붙인 점을 미루어 볼 때 간접적인 개입 형태로 업계에 압력을 가하고 규제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호주 암호화폐 협의체인 블록체인 오스트레일리아 측은 "집행에 의한 규제는 망치를 든 채 모든 것을 못으로 보는 것과 같다"며 "올바른 접근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