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암호화폐 보유 물량을 처분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FTX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시장에 대한 하방 압력이 증폭됐다. 2020년 11월 이후 처음 일일 현물 거래량의 7일 이동 평균치가 1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일시적으로 2만5000달러선이 깨지면서 2만4960달러까지 밀렸다. 비트코인이 2만5000달러 아래로 내려간 건 6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현재는 손실 일부를 줄이며 전일 대비 2.7% 하락한 2만514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알트코인 시장은 낙폭이 더 컸다.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4.35% 내린 1547.2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FTX 지원을 받은 암호화폐로, 거래소 파산 당시 큰 타격을 입었던 솔라나(SOL)도 다시 한번 흔들렸다.
솔라나(SOL)는 전일 대비 4%, 전주 대비 9% 이상 하락한 17.5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아비트럼(ARB)도 10.02% 크게 내렸다. 톤코인(TON)과 리플(XRP)은 각각 5%의 하락폭을 보였다.
디지털 자산 서비스 제공업체 매트릭스포트는 11일(현지시간) 시장 보고서를 통해 FTX의 암호화폐 처분이 알트코인 시세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알트코인 붕괴가 오고 있다"면서 "이르면 이번 주초부터 FTX가 토큰 매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FTX는 총 34억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솔라나(11억6000만 달러) ▲비트코인(5억6000만 달러) ▲이더리움(1억9200만 달러) ▲앱토스(1억3700만 달러) ▲USDT(1억2000만 달러) ▲XRP(1억1900만 달러) ▲BIT(4900만 달러) ▲STG(4600만 달러) ▲WBTC(4100만 달러) ▲WETH(3700만 달러) 등이다.
지난 8월 거래소 측은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문 거래 기업 갤럭시디지털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시장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한 모습이다.
특히 FTX의 솔라나 보유량은 유통량의 16%에 달하는 대규모 물량으로, 솔라나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매트릭스포트는 이번 매도 조치가 우려스럽다면서 솔라나가 19달러에서 하락한다면 다음 지지선인 15달러와 1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더리움에 대해서도 "1500달러선 아래로 내려갈 경우 1000달러까지 하락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FTX의 암호화폐 매각 및 헤징 계획은 13일 열리는 법원 심리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한편,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라크 데이비스 등 일부 전문가들은 FTX가 보유 자산을 시중에 풀더라도 대부분 장외거래를 통해 매도될 것이며 나머지는 마켓메이커(MM)를 통해 서서히 처분될 것이라면서, 시장 우려가 과도한 수준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