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판결 이후 '암호화폐는 대부분 증권'이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주장이 크게 약화된 가운데 SEC의 규제 접근방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SEC를 감독하는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소속 리치 토레스 하원의원은 1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증권 당국의 규제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그는 "강제 집행에 의한 암호화폐 규제가 법원에서 끔찍한 하루를 보냈다"면서 SEC가 암호화폐 산업에 가했던 무모한 규제 공격을 재평가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주 법원은 기관 투자자 대상 XRP 판매는 증권 판매에 해당하지만, 거래소를 통한 XRP 판매는 증권 판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토레스 하원의원은 이번 판결에 대해 "비트코인 외의 모든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규정한 무차별적이고 과도한 SEC 규제를 단호히 거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법원이 '투자 계약'의 존재 필요성을 강조하며, 그간 SEC가 엉성하게 적용했던 당국의 증권 판별 기준 '하위 테스트(Howey Test)'를 엄격히 적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리치 토레스 의원은 법원이 당국이 '공정한 고지'를 실시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SEC가 명확한 규칙이나 지침이 아니라 정치적인 시기에 맞춰 강제 집행하는 규제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비판했다.
의원은 "이 같은 임의적인 강제 집행이 끝없는 모순과 혼란을 야기했다"면서 "이는 공정한 고지와는 완전히 상반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판결이 모든 암호화폐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SEC가 항소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에 대해 의원은 "사건과 관련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쟁점이 남아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항소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6월 코인베이스를 상대로 제기한 SEC 소송의 취약한 법적 근거도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토레스 의원은 "SEC가 이번 법원 결정을 통해 반성하고 사기, 시장 조작, 고객 자금 유용 같은 심각한 범죄와 불법 행위에 위원회의 강제 집행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사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하원의원은 "SEC는 과속딱지 떼는 데 혈안이 된 교통 경찰"이라면서 "이는 디지털 자산 시장을 규제하는 적절한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