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 전 최고기술경영자(CTO)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을 두고 "2017년까지는 사실 SEC가 리플의 증권성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테판 토마스 리플 전 CTO는 "SEC와 리플의 소송 결과를 기점으로 규제 향방이 갈릴 것"이라고 언급하며 SEC의 리플에 대한 공격은 "2017년 토큰 공개(ICO)붐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이전까지는 SEC가 리플의 증권성 여부에 관심이 없었다"며 진행중인 소송 자체가 사실상 리플의 개별적 문제가 아니라 타 암호화폐 프로젝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봤다. 이어 "SEC에 악감정은 없지만 SEC가 해당 소송에서 패배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ICO는 발행사가 블록체인 기반의 코인을 발행한 후, 이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해당 코인이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할 경우 신규 투자자들이 몰리며 가격이 오르고 투자자들은 수익을 낼 수 있다. 발행사의 경우에는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연구개발, 마케팅비용, 팀원들 급여 지급 등에 사용한다.
일련의 과정이 언뜻 보면 선순환 구조처럼 보이고, 높은 투자 실적을 기대할 수 있지만 투자 리스크나 자금 확보 후 잠적하는 등의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나며 피해자들을 발생시켜 논란이 됐다.
이 과정이 일반적인 기업 공개와 달리 공개 주관사가 존재하지 않고 사업주체가 직접 판매를 한다는 점, 상장 기준이나 규정이 IPO처럼 명확하게는 없다는 점 때문에 '계약의 형태' 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ICO 과정 자체가 법리적 해석 여부에 따라 투자 계약의 형태로 읽힐 수 있기 때문에 SEC가 증권성을 주장한다고도 알려져 있다.
한편 SEC와 리플의 소송을 두고 제레미 호건 미국 암호화폐 전문 변호사는 지난 4월 "2018년 중반 이전의 리플 거래만 '증권 거래'로 판결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는 이렇게 될 경우 리플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벌금형을 받고, 결론적으로는 호재가 될 것이라고 봤다.
리플과 SEC 간의 소송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9월 말에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암호화폐 시장의 선례로 남을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늦춰질 수 가능성도 있다.
존 디튼 친리플 변호사 역시 지난 11일 "판결을 담당하는 토레스 판사가 이 소송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결과를 내기까지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