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첫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이달 출시될 예정이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자코비(Jacobi) 자산운용사는 이달 유럽 최초의 비트코인 ETF를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산운용사는 당초 지난해 7월 유로넥스트 암스테르담에 해당 ETF 상품을 상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작년 5월 테러·루나 사태, 11월 FTX 붕괴 사태가 터지면서 시기가 적절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출시를 1년 미뤘다고 설명했다.
자코비의 투자 상품이 예정대로 상장되면 유럽 최초의 비트코인 ETF 상품이 될 전망이다.
현재 유럽 시장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 투자 상품은 ETF가 아니라 '상장지수증권(ETN)'들이다.
ETF에 투자하면 펀드의 기초 자산 일부를 보유하게 되지만, ETN에 투자하면 기초 자산이 아니라 '채무증권'을 보유하게 된다는 차이가 있다.
일각에선 ETF와 ETP의 구조적 차이가 크지 않고 업계에서도 이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피터 레인 자코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ETN에 내재된 위험성을 모호하게 하기 위해 발행사가 ETF라는 용어를 오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코비의 ETF의 경우, ETN과 달리 레버리지 되지 않고 파생상품을 사용하지도 않기 때문에 상대자 리스크가 더 낮다고 주장했다.
한편, 자코비의 비트코인 ETF는 역외 금융 중심지로 알려진 관할권 '건지(Guernsey)'에서 허가받은 상품이다.
다른 유럽연합 국가들은 펀드에 관한 공통 규제 체계 'UCITs'를 적용받는다. 해당 규제 체계가 비트코인을 적격 자산으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에 유럽 내 비트코인 ETF 출시는 큰 규제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관계자는 "건지 관할권이 ETF의 복잡한 세부 내용을 파악하기 위한 의지와 유연성을 보여줬다"면서 "이로써 다른 유럽연합 관할권에서 불가능했던 규제 허가 ETF 상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인베이스와 블룸버그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8개월 동안 유럽 암호화폐 ETP로 순유입된 자금은 4억8300만 달러(한화 약 6163억원)에 달한다. 작년 3분기에만 3억9800만 달러(한화 약 5078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모닝스타 데이터에 따르면 유럽 암호화폐 ETP 운용 자산은 총 43억 유로(한화 약 6조1110억원) 수준이다. 2021년 말에는 약 105억 유로(한화 약 15조원)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