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거래소의 미등록 증권 제공을 맹렬히 공격하고 있는 가운데 "암호화폐는 증권이 아니다"라고 발언하는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SEC의 새로운 영상이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소셜 미디어에 확산된 해당 영상은 SEC 위원장이 2018년 기관 투자자 대상 블룸버그 주관 행사 자리에서 "암호화폐 시장의 70% 이상이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비트코인캐시"라면서 "이 4종을 언급한 이유는 해당 암호화폐들이 증권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SEC 위원장으로 임명되기 약 2년 전 영상으로, 당시 게리 겐슬러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영상 속 SEC 위원장 모습은 암호화폐 업계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 최근 행보와 크게 대조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증권 당국은 여러 소송 과정에서 총 68개의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지목했다.
이번 영상에서 언급된 4종은 SEC의 증권 간주 암호화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증권이 아니라고 명확히 밝힌 암호화폐는 비트코인 1종뿐이다.
지난 4월 하원위원회 청문회에서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이더리움 증권 여부를 묻는 질문을 받았지만 답변을 거부했다.
이전에도 암호화폐가 증권이 아니라고 발언하는 SEC 위원장의 영상이 몇 차례 공개된 바 있다.
겐슬러가 알고랜드(ALGO)를 "훌륭한 기술"이라고 소개하는 모습이 담긴 2019년 영상이 지난 4월 공유됐다.
한편, 영상이 공유된 당시 SEC는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렉스(Bittrex)에 소송을 제기하며 알고랜드를 증권으로 분류했다.
같은달 나온 2018년 강의 영상에서도 겐슬러는 "암호화폐 시장의 4분의 3은 증권이 아니다"라며 "암호화폐는 단지 상품, 현금, 암호화폐"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들은 모두 SEC 위원장 임명 전에 나온 것이지만 업계는 SEC 위원장의 행보가 위선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13일 워런 데이비슨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은 "폭압적 위원장으로부터 미국 자본시장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위원장에 대한 해임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