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박한 '이더리움 샤펠라(Shapella, 상하이+카펠라)' 하드포크가 이더리움 가격 움직임에 미칠 영향을 두고 업계 의견이 분분하다.
11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JP모건과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이더리움의 인출 기능 활성화가 시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엇갈린 견해를 내놨다.
이더리움 지난해 9월 합의 매커니즘을 채굴 활동을 수반하는 '작업증명(PoW)'에서 스테이킹(staking, 예치) 활동을 수반하는 '지분증명(PoS)'으로 변경했다.
검증자로 활동하기 위해 이더리움을 스테이킹할 수 있었지만 인출 기능은 아직 지원되지 않는다.
12일 진행되는 샤펠라 하드포크 이후 이더리움은 인출 기능을 활성화하게 된다. 이에 따라 약 1800만개의 이더리움이 처분 가능한 상태에 놓인다.
JP모건 연구진은 "하드포크 이후 보상으로 받을 수 있는 물량이 100만 ETH가 넘는다"면서 매도 압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문제 기업이 보유한 물량에 대한 매도 움직임이 있을 경우, 향후 몇 주 동안 매도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면서 한동안 비트코인과 비교해 부진한 가격 실적을 보일 것을 전망했다.
반면, 피델리티디지털애셋 연구진은 샤펠라 하드포크가 시세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PoS에서 검증자가 들이는 운영비가 PoW보다 훨씬 적다는 점, 최근 반등 전까지 스테이킹 물량 상당 부분이 '손실' 상태였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한편, 최근 이더리움이 반등하면서 현재는 수익권 물량과 손실권 물량이 절반씩이다.
피델리티는 유동성 스테이킹 토큰과 관련 서비스 제공업체 요인이 매도 압력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용자는 유동성 스테이킹 토큰을 통해 스테이킹에 참여하는 동시에 시장에서 토큰 가치를 활용할 수 있다.
피델리티 연구진은 "스테이킹 물량 30%가 유동성 스테이킹 토큰을 통해 이미 유동화돼 있다"서 "해당 토큰 보유자들은 하드포크 전에도 얼마든지 토큰을 처분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상당한 물량을 가진 유동성 스테이킹 서비스 업체가 인출 가능 기간을 설정하는 등 대규모 인출을 제한할 만한 장치를 둘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는 "이 같은 요인들과 계속되는 스테이킹 활동의 인기를 고려할 때 이더리움 가격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업계 안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대부분 가격 변동성보다 네트워크 전반과 장기 전망에 무게를 두고 낙관적인 견해를 표했다.
블록체인 노드 제공 서비스인 록엑스(RockX) 설립자이자 CEO 첸 주링(Chen Zhuling)은 이번 하드포크로 인해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이점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당 트랜잭션 처리량은 늘고, 거래 비용은 줄고, 스마트 컨트랙트의 보안과 효율성은 향상된다"면서 "샤펠라를 통해 유동성 스테이킹 환경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며 이더리움은 대표적인 암호화폐 수익 방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야드 캐리(Riyad Carey) 카이코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인 가격 변동에 대한 우려는 하드포크의 중요성을 가리는 소음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출이 가능해지면 그간 참여를 보류했던 많은 대형 보유자와 기관들이 스테이킹 활동을 더 편하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크 아루준(Marc Arjoon) 코인셰어스 리서치 총괄은 "머지(Merge)를 앞두고 시장은 '루머에 사고 뉴스에 파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현재는 유동성 스테이킹 토큰에 자금이 직접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더리움 인출 지원이 매도 압력이 될 수 있다는 내러티브 자체가 '역풍'이 될 수 있지만, 가격이 내러티브에 부합하는 수준만큼 떨어지지 않으면 가격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샤펠라 하드포크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대한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샤펠라 하드포크는 4월 12일 밤 10시 27분(UTC), 우리나라 시간으로 13일 오전 7시 27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에포크 번호 194048에서 메인넷 업그레이드 작업이 실행된다.
최근 이더리움은 지난해 여름 이후 처음 1900 달러를 돌파하며 강세를 보였다. 12일 오전 9시 현재 대형 업그레이드에 대한 긴장감으로 전일 대비 0.98% 하락한 1893.78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