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이 재정적 압박에 시달리면서 차선책으로 주식 매각, 신주 발행에 나서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지난 7월 미국 최대 채굴 상장사 중 하나인 코어 사이언티픽은 투자은행 B.라일리와 1억 달러(한화 약 1430억원) 상당의 보통주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B.라일리는 지난 9월에도 호주 채굴기업 아이리스 에너지와 1억 달러 규모 주식 매각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B.라일리는 계약을 통해 향후 2년간 아이리스 에너지 지분의 최대 31%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아르고 블록체인도 이달 초 단독 투자자에게 8700만 주를 발행해 2700만 달러(한화 약 385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채굴기업은 비트코인 가격 하락과 에너지 가격 급등, 채굴 경쟁 심화 등으로 재정적 압박에 휘둘리고 있다. 앞서 언급된 채굴기업들의 주가는 올해 들어 이미 80% 이상 급락했고, 자산운용사 발키리의 채굴기업 상장지수펀드(ETF)도 2월 출범 이후 73% 하락한 상태다.
채굴기업들은 기존 주주들의 반발에도 고육지책으로 주식을 매각하고 있다. 에단 베라 룩소 테크놀로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신주발행을 통한 주가 가치 희석은 투자자에게 고통스럽지만, 현재 상황에서 대차대조표를 보강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며 "이외엔 헐값에 자산을 매각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니엘 프럼킨 브레인스 리서치 총괄도 채굴회사는 낮은 가격에 비트코인을 팔거나, 파산을 마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어 사이언티픽은 3월 말 이후 비트코인 보유량의 85%를 판매한 상태다.
비트코인 채굴 능력을 의미하는 해시레이트가 급증한 것도 채굴자에게 부담을 주는 요소다. 흔히 해시레이트 상승은 암호화폐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해석되지만, 단기적으로는 채굴 난이도가 상승하면서 채굴 수익이 감소하게 된다.
사진 = 비트코인 해시레이트 변동 / 크립토퀀트
일부 기업은 채굴기까지 판매하고 있지만, 인기 모델의 가격도 지난해 11월 대비 80% 하락했다.
자란 멜루드 채굴 분석가는 채굴기업들이 자본을 조달하지 않으면 사업을 확장할 수 없고, 심할 경우 파산에 직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