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텍사스주 전력담당 기관에 암호화폐 채굴자들의 전력 사용 정보를 요청했다. 채굴 우호적인 정책을 펼쳐온 텍사스주에 정치적 압박을 가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등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파블로 베가스 텍사스 전기신뢰성위원회(ERCOT) 대표에게 암호화폐 채굴자들의 전력 사용 정보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의원들은 텍사스주 암호화폐 채굴자들의 6년간 전기 사용량,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함께 에너지 가격에 미칠 영향에 대한 세부 정보 제공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텍사스주 내 7개 대형 채굴업체는 1045메가와트(MW) 이상의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미국 내 83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용량이다.
서한은 채굴업자들이 향후 몇 년 동안 전력 사용량을 230% 증가한 2399MW로 늘릴 계획이며, 이는 190만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에너지 사용이 탄소배출과 대기 질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워렌 의원은 "암호화폐 채굴자의 에너지 사용량은 국가 전체 사용량과 맞먹는다"며 "지금처럼 전력 그리드가 붕괴 직전인 상황에선 미국 전역의 납세자들이 채굴자들의 이익을 보조해선 안 된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서한에는 알 그린 텍사스 하원의원, 쉘든 화이트하우스 로드아일랜드주 상원의원, 에드워드 마키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 등 여러 민주당원이 서명했다.
앞서 그렉 에보트 텍사스 주지사와 공화당 의원은 값싼 전력과 규제 완화 정책을 통해 암호화폐 채굴자에게 우호적인 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지난해 2월 텍사스주에서 이례적인 한파에 따른 대규모 정전사태로 200명 이상이 숨지면서 채굴에 대한 전력 지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텍사스주 전력망을 사용하는 채굴자 정보를 요청함으로써 텍사스주 관리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