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최대 은행 DBS가 침체된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와 디지털 자산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피유시 굽타 DBS CEO는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시장 침체는 신생 기업이 아니라, 규제 안에 있는 기존 금융기관이 암호화폐 서비스를 지원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DBS는 지난해 12월 기준 총 6560억 싱가포르달러(한화 약 640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현지 최대 금융기관이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DBS는 지난해 싱가포르 통화청(MAS)에서 산하 'DBS디지털거래소' 사업 허가를 받아 일부 기관 및 자산가 고객에 암호화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DBS디지털거래소 고객은 1000명 미만이지만, DBS는 가까운 시일 내 자체 모바일뱅킹 앱을 통해 시중 은행, 승인 투자자, 거래소, 펀드 등 아시아 대형 고객 30만명으로 서비스를 확대 제공할 예정이다.
은행은 "모바일 앱을 통해 더 많은 고객에게 암호화폐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용 방안을 간소화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피유시 굽타 CEO는 금융과 무역을 중심으로 하는 싱가포르가 최첨단 금융 기술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면서, 더 강력한 보호 방안을 가진 DBS가 업계를 선도하기 위해 경계를 넓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굽타는 "은행이 자체 거래소를 제공하기 전 DBS에서 약 10억 달러가 제네시스, 바이낸스 같은 암호화폐 업체로 유출됐다"면서, 합리적인 이용 방안이 없으면 미규제 공간으로 자금과 고객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여름 시장 붕괴와 침체 상황에 대해서도 "암호화폐 폭락에 따른 개인 투자자 손실은 확립된 금융기관을 통한 서비스 제공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고 덧붙였다.
한편, 글로벌 암호화폐 허브가 되기 위해 개방적인 규제 정책을 펼쳤던 싱가포르 당국은 시장 붕괴로 인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암호화폐 규제 전략을 수정하고 개인 투자자 보호 조치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