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닉랩스가 23% 수익률을 예고했던 달러 연동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출시 계획을 돌연 취소하고, 아랍에미리트 디르함(UAE Dirham) 기반 버전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30일(현지시간)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소닉랩스(Sonic Labs)는 미국 달러 기반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출시 계획을 철회하고, UAE 디르함을 기준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스테이블코인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동 창업자 안드레 크로녜(Andre Cronje)는 3월 28일 X(구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더 이상 달러 기반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수학적으로 제한된 수치를 기반으로 한 디르함 버전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전환은 UAE 중앙은행이 2025년 말까지 디지털 디르함(CBDC)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시점과 맞물려 있다. 칼레드 모하메드 발라마(UAE 중앙은행 총재)는 디지털 디르함이 블록체인 기반으로 개발되며, 모든 결제 시스템에서 물리적 화폐와 병행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닉랩스의 결정에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시장 내 불신도 작용했다. 2022년 테라폼랩스(Terraform Labs)의 UST 붕괴 이후,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은 전 세계 규제기관의 집중 감시 대상이 됐다. UST는 앵커프로토콜(Anchor Protocol)에서 20% 이상의 수익률을 제공했지만 페깅에 실패하며 0.30달러까지 폭락했고, 연동 토큰인 루나(LUNA)는 120달러에서 1달러 미만으로 붕괴되며 수십조 원대 피해를 남겼다.
크로녜 본인도 “이전 시장 사이클에서 너무 큰 트라우마를 겪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구현을 망설이고 있다”며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개인적 회의감을 드러낸 바 있다. 유럽연합은 이러한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미카(MiCA) 규제를 통해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을 사실상 금지했다.
한편, 스테이블코인 시장 자체는 빠르게 성장 중이다. 2024년 2월 1960만 개였던 활성 스테이블코인 지갑 수는 2025년 2월 기준 3000만 개로 53% 증가했으며, 전체 스테이블코인 공급량도 1년 새 1380억달러에서 2250억달러로 63% 급증했다. 이는 디파이, 결제, 기관 수요 확대 등 디지털 자산 생태계 전반에서 스테이블코인의 활용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는 최근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달러의 글로벌 지위 강화를 도울 수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수용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