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전문 자산운용사 IDEG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마커스 틸렌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링크드인을 통해 암호화폐 시장의 상승 랠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으면서 몇 가지 긍정적인 지표들을 짚었다.
마커스 틸렌은 먼저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에 따르면 3대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전주 대비 0.7%인 약 10억 달러가 증가하며 1400억 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테더(USDT)는 3억 달러, USD코인(USDC)는 7억 달러가 늘어났다.
3대 스테이블코인의 일일 거래량은 600억 달러 수준이다. 통상 200억 달러 수준인 비트코인 거래량은 최근 350억 달러로 활성화된 모습을 보였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같은 안전 자산과 연동해 안정적인 가격과 현금 상환을 보장하는 암호화폐다. 이달초 디지털애셋투자운용사(DAIM, 이하 다임)도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을 빠져 나가지 않고 스테이블코인에 자금이 몰리는 것이 시장 재진입 가능성을 나타낸다고 설명한 바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확대에 대해 마커스 틸렌 CIO는 "대형 매크로 플레이어들이 저가 매수에 들어갔다는 신호일 수 있다"면서 "선물 유동성은 여전히 적은 수준이기 때문에 숏 포지션을 위한 거래량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선물 미결제약정이 증가 추세이고 이더리움 등 시장 자금 유입 흐름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모두 긍정적인 시장 신호라고 덧붙였다.
그는 파산한 암호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에서 30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이 조만간 풀릴 예정이지만, 시장 파급력은 미미할 것이라고 봤다.
한때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70%를 담당했던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는 2014년 해킹으로 파산했으며, 오는 8월 말 배상 및 피해액 상환을 시작할 예정이다.
본지의 관련 질문에 대해 마커스 틸렌은 "해당 사건이 시장에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비트코인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오는 것이 아니라 분할 공급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발자취 따르는 암호화폐
마커스 틸렌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최근 보고서도 언급했다. 해당 보고서는 여러 시장 활성화 및 성장 가능성 지표들을 다루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물 거래량은 2020년 1분기에서 2022년 1분기까지 3조2000억 달러로 7배 증가했고, 분기별 파생상품 거래량은 6조3000달러로 12배 늘어났다. 2020년 4분기부터 2021년 말까지 헤지펀드, 벤처투자사 등 기관급 암호화폐 투자는 두 배 가량 늘어난 700억 달러 수준이다.
BCG는 암호화폐의 성장 양상이 1990년 중반에서 후반 사이에 인터넷 성장 양상과 흡사하다고 진단하며, 2023년 암호화폐 이용자 수가 10억 명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DEG도 지난 5월 암호화폐가 인터넷, 모바일 등의 기술 채택 모델인 'S'커브' 경로를 밟으며, 2030년 암호화폐 이용자가 10억 명, 비트코인이 1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BCG 보고서는 암호화폐 침투율이 아직 낮기 때문에 시장이 추가 채택할 여지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