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 전반과 업계 대형 플레이어들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시가총액 기준 상위 4개 스테이블코인이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암호화폐를 저가 매수하기 위해 다음 반등을 기다리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5일(현지시간) 블록웍스는 디지털애셋투자운용사(DAIM, 이하 다임) 뉴스레터를 인용해 주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지난 2년 동안 약 20배 성장했다고 보도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같은 안전 자산과 연동해 안정적인 가격과 현금 상환을 보장하는 암호화폐를 말한다.
다임 뉴스레터에 따르면 4대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 △USD코인(USDC) △바이낸스USD(BUSD) △다이(DAI)의 종합 시총은 2020년 4월 70억 달러(9조1500억원)에서 최근 1470억 달러(192조원)까지 증가했다.
이에 대해 다임은 생태계가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에 투입할 1400억 달러의 추가 자금을 들고 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암호화폐 시장이 불안정할 때 스테이블코인이 '피난 자산'으로 역할한다는 점, 자금이 전통 금융 시장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스테이블코인에 남아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임은 "온체인에 남아 있는 자금이 그 어느 때보다 많다"면서 "인내심을 가진 많은 투자자들이 할인된 가격에 암호화폐를 사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호주 디지털 자산 운용사인 제로캡(Zerocap)도 블록웍스에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의 순(純) 증가세는 이용자가 달러로 물러나는 대신 온체인 상에 자금을 보유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일부는 적절한 투자 시기를 기다리는 자금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약세장에도 스테이블코인 '선전'
계속되는 약세장 속에 5월 대형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인 테라USD(UST)가 붕괴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전반이 큰 타격을 입었고, 셀시우스, 쓰리애로우스캐피털 같은 대형업체까지 연쇄적인 파산 위기를 맞았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신고점인 6만9000달러에서 70% 하락한 2만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4월 한 달 4만5550달러에서 3만7630달러까지 19% 하락했고, 5월 5일부터 6월 13일 사이 44% 이상이 빠졌다.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지난해 11월 3조 달러에서 현재 9억5000만 달러까지 70% 급감했다.
반면에 4대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12.6% 성장했다.
이같은 성장세를 견인한 건 시장 점유율 2위인 USDC이다. 지난 8개월 동안 공급량이 62% 증가하며 테더를 바짝 추격 중이다. 테라 붕괴 이후, 테더 유통량은 20% 줄었지만 USDC는 오히려 15% 증가했다.
제로캡은 "USDC는 다른 스테이블코인과 비교해 크게 성장했다"면서 "테러 사태 이후, 많은 투자자들이 스테이블코인 담보 자산의 명확성을 중시하며, 담보 자산 건전성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 '법정화폐 담보' 개념을 만든 최초의 스테이블코인 테더는 담보 자산에 대한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최근 상당한 매도 압력에도 상환 역량을 보였고 현재도 시총이나 거래량 기준 최고 수준을 지키고 있다.
한편, 다임은 2013년부터 비트코인 상승·하락 주기가 반복돼 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반등을 기다리는 투자자 기대에 힘을 실었다.
비트코인은 2013년 12월 초 1237달러까지 급격히 상승했다가 2015년 1월 바닥가인 221달러에 도달하기까지 403일 동안 약세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2017년 말 다시 가파르게 상승해 1만9345달러 신고점을 경신했고, 2018년 12월 3247달러 바닥을 찾기까지 다시 363일 동안 약세장에 있었다.